장애인에 대한 국가적·사회적 관심은 그 나라의 보건복지 수준과 정비례한다. 우리 나라가 OECD에 가입하고 선진국 대열로 들어서려 노력하지만 아직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국가적 보호시설은 그리 훌륭한 편은 아니다.
최근에는 정신장애아에 대한 영화 ‘말아톤"이 세간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있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전에 역시 상당한 관심을 불어 일으켰던 ‘오아시스" 같은 영화도 그런 관점에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꿔 놓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 영화는 아직도 장애인의 시각에서는 멀어 보이는 부분도 있다. 어느 장애인의 고백처럼 이들 영화는 장애인의 장애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다수의 장애인에게는 심적 부담만 줄 뿐이라는 인간적 고뇌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실질적인 장애 자체의 모습을 직시해야만 사회는 장애인의 실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사회의 한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재단법인 스마일에서 전국 장애인에 대한 구강보건 실태조사를 하고 이들에 대한 구강보건정책 마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여기서 나온 자료에 의하면 장애인들은 정상인에 비해 치아 발치율이 높고 치주질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조사결과도 비교적 장애인 구강관리 시설이 제대로 된 특수학교나 장애인 복지시설을 중심으로만 이뤄진 것이어서 장애인 전체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이들에 대한 구강보건정책 개발 방안으로 8개 항목의 정책을 발표했다. 가장 주요한 과제가 장애인에 대한 의료보장제도 정비와 장애인 구강보건관련 조사연구 및 정책개발, 국공립 및 시도 장애인 치과병원 설립과 보건지소 내 장애인 구강보건실 설치다.
역시 정부의 정책 개발 및 제도 정비가 최우선으로 떠올랐다. 즉 전문가들은 정부의 구강보건 정책 및 제도 정비가 현재와 같아서는 장애인의 구강보건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의 구강건강 실상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인식과 명확한 정책개선 목표를 촉구하는 대목이다.
이번 공청회의 결과를 보면서 적어도 치과분야에서만큼은 장애인을 감성적 관심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장애인들의 구강건강에 대한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는데 주력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장애인의 실태를 정확하게 꿰뚫어 본 결과였다.
이러한 노력이 치과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장애인이 정상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화 과정은 장애인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이나 정책배려 역시 이들의 실상을 토대로 이뤄지는데서 시작된다. 이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치과계가 더욱 더 솔선수범해 앞장서 나가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