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경북지부 총회에서는 여성치의로서 노익장을 과시하며 총회 임시의장으로 선출된 박유희 울진·영덕분회 회장(서울치대 11회)의 회무에 대한 ‘열정’이 단연 돋보였다.
박 회장은 72세의 고령에도 불구, 경북지부에서는 가장 장거리인 울진서 매해 거르지 않고 지부 총회 참석을 위해 경주로 달려오는 ‘열성파’다.
박 회장은 이날도 “서울에 일이 있어 갔다가 경북지부 총회 때문에 부랴부랴 달려왔다”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특히 15년을 내리 울진·영덕분회 회장을 연임하고 있을 정도로 지부 일에 열심인 박 회장은 “일을 할 사람이 없어서 계속 분회장을 연임하고 있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치과의사회 일에 치과의사 스스로가 관심을 가져야지 그렇지 않으면 누가 관심을 가지겠느냐”며 회무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이날 박 회장은 지부 최고령 회원을 임시의장으로 뽑는 관례에 따라 임시의장으로 선출돼 여성치의로서는 최초로 의장봉을 두드리며 총회를 이끌었다.
잠깐 동안의 총회 진행이었지만 치협 중앙회 총회를 비롯해 여타의 다른 지부에서 여성치과의사들의 회무 참여가 저조한 현실을 감안할 때 박 회장의 임시의장 선임은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총회에 참여했던 몇몇 대의원들은 “아마도 치과계 전체를 통틀어 최초의 여성의장이 아니겠냐”며 “정말 멋있는 여자선배”라고 존경을 표하는 모습이었다.
박 회장은 여자치과의사들의 능동적인 회무 참여를 독려하는 의미에서 한마디 해달라는 질의에 오히려 “여성으로서 가정생활과 치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다”며 “여성이냐 남성이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나태하지 않게 또 겸손한 자세와 한결같은 마음으로 환자진료에 최선을 다하며 치과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 57년 서울치대를 졸업했으며 연세세브란스 병원서 인턴을, 서울치대서 조교생활을 거쳤다. 이후 치과군의관인 부군을 만나 결혼직후, 경북으로 내려가 수십 년째 진료를 해오고 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