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주장 여과 없이 보도…비판 여론 높아
치협 “제작 담당자 직접 방문 항의 할 것”
지난 5일 MBC 9시 뉴스에서는 ‘치과진료비 폭리 공방’이라는 제목을 통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을 소개하면서 자신을 치과의사라고 주장하는 네티즌 2명의 발언을 인용해 임프란트, 보철 등 치과진료비에 대한 문제를 거론,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았다.
또 같은 날 동아닷컴에서는 ‘치과는 순 바가지 의사들 난타전’이라는 제하의 기사가 게재된 가운데 역시 이 같은 논쟁의 경과가 낱낱이 기사화됐다.
이들 매체들이 인용한 소스는 인터넷 미디어다음의 토론장인 ‘아고라’로 해당일 전에도 의사나 의료기관에 대한 주제들이 심심찮게 다뤄진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칭 치과의사라고 밝힌 ‘데니’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이 “치과의사들이 보철치료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 인공치아를 심는 임프란트의 경우 한 개에 100만원이면 충분한데 250만원이나 받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이에 대해 역시 스스로가 치과의사임을 밝힌 ‘덴티조’라는 또 다른 네티즌이 글을 올리는 과정에서 각 글에 대한 조회건수가 20여만 건을 넘는 등 논쟁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
현재 이들 ‘데니’와 ‘덴티조’는 각자 올린 글을 ‘아고라’에서 삭제한 상태지만 동아닷컴이나 MBC 보도 내용의 경우 이들과 뉴스협약을 맺은 각 포털 사이트로 옮겨지면서 논란의 파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 포털 사이트에는 8일 현재 해당 기사에 대한 댓글만 3000여건이 달리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이 이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토론 게시판이 치과진료에 대한 이해나 상호 교감의 자리보다는 치과의사에 대한 일방적인 ‘마녀재판’식의 성토장이 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특히 MBC와 동아닷컴측은 사실 관계 확인없이 이 글의 작성자가 치과의사 내부에 존재하는 ‘딥 스로트(내부고발자·Deep Throat)"라고 자체판단, 이들의 주장을 여과 없이 편집·보도하는 등 공영방송과 주요언론매체로서 시종 무책임한 자세를 보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지켜본 치과의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치협 게시판에도 “MBC 9시뉴스의 영향력으로 볼 때 최소 5백만이상의 국민들이 치과의사는 다 도둑×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한 내용”이라는 반응부터 “정말 병원에 출근할 마음도 나지 않고 생업을 바꾸고 싶은 마음”, “(국민들에게) 정밀한 시술을 요하니 치료비가 높다고 이해시키는 것이 첫째” 등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지만 이번 각 매체의 보도가 정확한 치과 의료의 현실 및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은 물론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이들 언론들의 경우 지난번 ‘국민일보 사태’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해당 매체의 대국민 접근성이나 영향력에 있어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할만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와 관련 치협에서는 즉각 기획위원회 및 홍보위원회의 긴급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하는 등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동아닷컴측에는 해당 기사의 삭제를 촉구한 상태며 MBC측에는 보도 내용의 문제점을 들어 적극 항의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처에 나섰다.
이 같은 협회의 즉각적인 대응이 이어지면서 지난 6일 관련 후속보도에서 MBC 9시 뉴스는 치과보철 등 비급여 치과진료의 건강보험 적용 문제를 확대보도, 치과진료비가 비싼 이유가 치과의사들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 부담 등 정부 차원의 모순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함으로써 치과의사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전날 보도 내용이 잘못된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치협은 또 한차례 이번 보도의 부당함을 강력하게 성토하는 공식 항의서한을 MBC측에 전달할 예정이며 해당기자 및 뉴스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