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치대·광주보건대·전남과학대 공동 65세 이상 구강평가 신뢰도 분석
잔존치 평균 12.1개 “씹기 힘들다”
객관적 보건지표·주관적 상태인식
병행 평가한 정확한 건강지수 중요
최근 전체적으로 평균 수명이 증가됨에 따라 노인들의 삶의 질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구강건강에 대한 중요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3년 대한구강보건학회가 보건복지부 조사연구과제로 전국 65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 1만3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인 구강건강상태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평균 잔존치는 12.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음식 저작 기능에 상당한 제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심지어 75세 이상 노인의 잔존치는 2.5개에 불과하는 등 선진 외국의 대다수 노인들이 자신의 치아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노인들의 구강상태는 매우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달 15일 치협 주최로 열린 공공 및 민간 구강의료 혁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권호근 연세치대 교수가 발표한 ‘취약계층 및 고령화 사회를 위한 구강정책’에서도 지난 2002년 보건복지부 연구과제로 실시된 저소득층 노인 틀니사업을 위한 기초조사연구 자료를 인용, 조사대상자의 71.5%가 정상적인 저작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처럼 연령층별로, 특히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삶의 질 평가에서 구강건강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를 비교할 수 있는 연구는 자주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전신질환자가 많은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등의 구강건강 측정이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연구한 보고서가 최근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치대 예방치학교실과 조선대 환경보건대학원, 광주보건대·전남과학대 치위생과가 공동으로 연구한 ‘65세 이상 일부 노인의 구강건강영향지수(Oral Health Impact Profile·OHIP)의 타당도 및 신뢰도’란 보고서에서 연구팀은 노인의 구강건강을 측정함에 있어 객관적인 구강보건지표와 함께 주관적인 구강건강상태 인식에 관한 평가의 필요성이 강조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주관적 구강건강상태인식 평가도구인 ‘국민건강영향지수(OHIP)"에 대한 신뢰성과 타당성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8월말까지 전국에 소재한 노인복지관 9곳과 무료양로원 8곳을 대상으로 65세 이상 노인중 언어, 치매, 청각 장애 등이 없는 노인 510명을 대상으로 개별면접과 간이구강검사를 실시했다.
국민건강영향지수(OHIP)는 구강건강에 관한 이론적 모델을 기초로 해 기능적 제한(9문항), 신체적 동통(9문항), 정신적 불편(5문항), 신체적 능력저하(9문항), 정신적 능력저하(6문항), 사회적 능력저하(5문항), 사회적 불리(6문항) 등 7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모두 49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이 영향지수는 지난 1년동안 얼마나 구강질환을 경험했는지를 중심으로 조사대상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조사결과 구강진료의 필요성을 인식한 노인이 구강진료 필요성을 인식하지 않은 노인보다 구강건강영향지수가 높게 나타났으며, 구강건강 상태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수록 역시 영향지수가 높게 나왔다. 이중 현존치아수 20개 미만인 노인, 무치악 및 의치장착 노인에게서 특히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연구를 통해 49문항의 구강건강영향지수는 신뢰도와 타당도가 어느 정도 입증된 평가도구로서 우리나라 노인의 구강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문항을 일부 줄여 조사과정에서 문항수가 많아 응답률을 떨어뜨리거나 거짓응답률을 줄이는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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