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환자의 선택의 권리와 다양성의 함정에 관해 이야기 해보았다. 환자 입장에서 다양한 치료계획이 결정에 꼭 도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과 환자가 진정으로 알고 싶어하는 것은 자신에게 가장 맞는 좋은 치료는 무엇이고 치료하는 의사가 권유하는 “결과가 좋게 예상되는 치료"는 무엇인지를 진정 듣고 싶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치료계획 소개에 앞서 이러한 취지를 담은 주치의의 첫 번째 추천 치료 계획(Dentist"s 1st Recommend Treatment Plan)이 필요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나열식 설명을 추천과 가이드 식 설명으로 바꾸는 예
지난 호에서 예로 든 두 가지 상황을 추천과 가이드 식 설명으로 바꿔보자.
1) 우식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진단 후 나열식 치료 제시의 예
“충치 치료는 인레이와 레진 아말감이 있습니다. 각각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 무엇이고 그리고 이 3가지에서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추천과 가이드 식 설명으로 바꾼 예
“혹시 심미적인 면을 고려하신다면 레진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윗 턱은 보이는 것에 크게 문제가 안 되므로 금 봉으로 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2) 제 1대구치 상실(missing) 환자 에게 치료계획을 제시할 때 나열식 치료 제시의 예
“통상 양쪽의 지대치를 삭제해서 씌우는 브릿지와 인공치근을 심는 임프란트가 있습니다. 두 가지 치료 중에서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추천과 가이드 식 설명으로 바꾼 예
“통상 양쪽의 지대치를 삭제해서 씌우는 브릿지도 가능합니다만 환자분의 나이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인공치근을 심는 임프란트 방법이 가장 좋겠습니다."
추천이나 가이드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감대 형성과 신뢰 구축이 우선이다.
나열 식 설명보다 추천과 가이드 식 설명이 좋긴 하지만 내원한 환자가 모두 의사의 추천 치료를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특히 병원의 인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내원한 환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추천치료에 대한 동의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환자와 "신뢰감"이 구축되고 공감대가 형성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신뢰 구축과 공감대가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치료의 가이드나 추천 치료 계획 제시가 가능하다. 환자는 자신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치료(치료 결과가 좋고 자신에게 가장 맞는)는 무엇인지 의사에게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이 때 환자가 병원을 신뢰하는 정도가 크면 클수록 이와 같은 추천과 가이드는 더 효과가 크다. 소개를 받고 온 환자를 생각해보자. 좋은 입소문을 듣고 온 환자는 이미 신뢰가 구축된 준비된 환자이다. 이런 환자에게 상담 과정은 하나의 확인절차일 뿐 밀고 당기는 협상과정이 아니다. 따라서 치과 상담도 경제적인 제약을 넘어 환자의 구강 건강과 예후를 고려한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치료제시가 가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