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자 혈액이 27세 여성에게 수혈됐으며 감염혈액은 제약사로도 공급, 혈액제재로 만들어져 대규모 유통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고경화 의원에 따르면 2004년 12월 1일 HIV 양성 반응을 보인 김 모씨가 헌혈한 혈액이 12월15일 부천의 S병원에서 허모(여)씨에게 수혈됐다.
더욱이 김모씨(22세 남성)의 혈액은 제약사로 그대로 공급돼 이를 원료로 만들어진 3798병에 달하는 혈액제제가 시중에 유통됐다.
특히 또 다른 에이즈 감염자 강 모씨(25세 남성)의 혈액으로 만들어진 제품 2만3천병도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가 헌혈한 에이즈 오염 혈액은 제약회사 N사에 공급했다. N사는 이 에이즈 오염 혈액이 섞인 원료로 총 3798병의 알부민(20%) 주사제를 제조해 최근 시중에 유통 판매 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된 제품 안전성과 관련, 제약사와 식약청은 불활화(不活化)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혈장 분획제제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우려는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고 의원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혈장분획 제제의 약품설명서에는 부작용으로 ‘바이러스의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으며, 시중에 유통된 2만6천8백병의 혈장분획 제제가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대한적십자사가 이 같은 사실을 지난 4월에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복지부에 문서상으로는 보고하지 않고 7월에 구두상으로만 보고했으며, 복지부 역시 지금까지도 이를 발표하지 않아 그대로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교통사고로 에이즈 감염혈액을 수혈한 허모 씨는 다음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