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워싱턴대 인류학 교수로
치아관련 광범위한 연구자
유수 과학잡지에 서평 실려
치아는 어떤 일을 하나? 여러 유수한 과학저널과 백과사전, 그리고 많은 교과서들은 이 질문에 대해 이미 거의 한결같은 답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것은 치아가 음식물을 갖가지 방법으로 으깨고(crush), 베고(cut), 자르고(shear), 갈아(grind)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답변의 복잡한 정도에서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이러한 답변은 식품학(food science)이라는 탁월한 예외를 제외하면, 치의학(dentistry), 동물학(zoology), 고생물학(palaeontology), 인류학(anthropology) 및 많은 다른 학문영역들을 지배하고 있는 공통된 식견을 반영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분명하고도 광범위한 의견일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답변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학자가 있다. 이 학자는 우리가 제대로 잘 분석하기만 하면, 치아의 기능은 앞서 그럴싸하지만 그 이상의 아무 것도 설명해주지 못하는 단지 서술적인 기술에 그치지 않는 진정한 큰 설득력을 가지며, 이는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fracture mechanics의 영역, 즉 음식물 조각이 어떻게 부서지는가를 이해하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이 학자는 바로 미국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인류학과의 Peter W. Lucas 교수다. Lucas 교수는 1980년 University of London에서 Physical Anthropology분야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줄곧 치아의 저작기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광범위한 연구를 해오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Nature, Science 등 유수 과학잡지에 그 서평이 실려 호평을 받은 그의 단독 저서인 Dental Functional Morphology(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4)를 비롯하여 많은 저서의 집필에도 참여하였다.
Lucas 교수의 연구방법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mathematical modeling, computer simulation, fracture mechanics, surface EMG of jaw muscles, jaw kinematics, spectro-radiometry/-photometry이며, 연구현장은 Hong Kong의 연구실험실로부터(Lucas 교수는 최근까지 홍콩대학교 치과대학의 교수로 재직하였다) Costa Rica, Madagascar 및 Uganda의 field laboratories에까지 이르고, 공동연구자는 치과의사로부터 neurobiologists, engineers, geneticists, materials scientists 및 그의 원래 전공 분야의 physical anthropologist들을 포괄할 정도로 엄청나게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함을 반영하듯이 Nature지에 실린 그의 최근 논문(Ecological importance of trichromatic vision to primates, N.J. Dominy & P.W. Lucas, NATURE 410:363-366)은 evolutionary biology의 한 중요한 문제인 영장류들(primate)이 먹을 것을 구별하는 능력과 관련된 것이지만, 여기서도 그의 주제는 여전히 구강과 관련되어 있다.
Lucas교수는 치아의 기능에 대한 그의 견해가 높은 응집력을 갖는 지식체계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음식물의 구강내 처리에 대한 기본 모델은 구강생물학자들 뿐 아니라, 치과의사와 식품학자들 간에 음식물 짜임새에 관한 psychophysical study를 논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주며, 생태학자들에게는 dietary niches와 feeding rates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식물의 물리적 성질을 제공하고, 재료과학자들에게는 음식물이라는 몇 가지 중요한 생체물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고생물학자들처럼 치아를 비롯한 생물들의 먹는 기관의 진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진화론적인 변화에 대한 일반적 학설을 생성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설명을 제공해 준다고 말한다. 또한 이러한 연구는 현대 분자생물학의 소위, 역방향의 연구 추세에 때 묻지 않은 ‘신선한’ 답변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글:김각균 교수<서울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