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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에스더와 사라에게/김훈

관리자 기자  2005.10.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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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로 인해 엄마·아빠는
사랑하는 법을 더 많이 배웠고
사랑받는 기쁨도 누리고 있다


에스더와 사라가 질문들을 합니다.
“왜 달은 우리를 계속 쫓아와요?" “구름은 어떻게 생기나요?" “하늘은 왜 파랗지요?" “왜 하나님은 엄마 아빠에게 우리를 늦게 보내셨을까요?"


대답하기 힘든 질문들을 받으면서도 너희들이 성장해 감을 알기에 기쁘단다.
12년 만에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사랑하는 딸 에스더와 사라야!
지난 2002년 7월 너희들의 첫돌을 맞이하는 감동을 지면에 쓴 첫 번째 편지에 이어 너희들이 5살이 된 2005년 10월에 두 번째 편지를 쓰게 되었구나.


너희들이 태어난 후 2년 정도는 초보 부모로서 밤잠을 설치는 등 쌍둥이를 키우는 것이 2배+알파는 힘들다는 말을 실감하며, 육체적으로는 무척 힘들었지만 그 와중에도 너희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고, 엄마 아빠가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었으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인생이 얼마나 풍요로운 것인지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단다. 너희가 자라면서 보여준 밝은 미소, 재롱, 그리고 재치 있는 말들은 피로에 지친 아빠를 회복시켜주는 청량제가 되었단다.


이제는 제법 커서 가끔은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주위의 도움 없이도,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서 재미있게 노는 것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
지난 봄 교정학회에 참석차 미국에 갔을 때 전화상으로 울면서 아빠가 얼마나 보고 싶은 지를 표현하는 에스더와 사라의 목소리를 통해서, 지난 여름 엄마가 일로 2주간 해외에 있을 때 처음으로 오랫동안 엄마와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참고 견뎌주는 너희들의 사려 깊은 얼굴 표정을 보면서 아빠는 가슴이 더욱 시렸단다.


엄마, 아빠를 우주만큼 사랑한다고 항상 말하며, 노래로 그림으로 글로 표현해 주는 너희들의 사랑에 엄마와 아빠는 감동으로 가슴이 뭉클해져 옴을 느낀단다. 너희들로 인해 엄마, 아빠는 사랑하는 법을 더 많이 배웠고 사랑 받는 기쁨도 벅차게 누리고 있단다.
아빠 생각과는 달리 여러 가지 일들로(진료, 강의, 모임 등) 너희와 많은 시간을 같이하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중 좀 더 아빠가 바르게 서서 너희들을 인도하고 싶은 마음에 아버지 학교에 등록하였는데, 첫날 그곳에서 아빠의 마음을 기가 막히게 잘 표현한 기도문을 발견하여 너희들에게 들려주면서 이 글을 맺고 싶구나.
다음은 맥아더의 ‘아버지의 기도’ 이다.


오 주여!


내 아이가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약할 때에 자신을 분별 할 수 있는 힘과 두려울 때 자신을 잃지 않는 용기를 주소서.
정직한 패배 앞에 당당하고 태연하며, 승리의 때에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내 아이가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자신의 본분을 자각하여 하나님과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초임을 깨닫는 사람이 되게하소서.
그를 요행과 안락의 길로 이끌지 마시고, 자극 받아 분발하도록 고난과 도전의 길로 인하소서.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게 하시고, 실패한 자를 긍휼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내 아이가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마음이 깨끗하고 높은 이상을 품은 사람, 남들을 다스리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
웃을 줄 알면서도 우는 법을 결코 잊지 않는 사람,


미래를 향해 전진하면서도 과거를 결코 잊지 않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이 모든 것들 외에 그에게 유머 감각을 주소서.
그리하면 항상 진지하면서도 결코 지나치게 심각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에게 겸손을 가르쳐 주소서.
그리하면 진정한 위대함은 소박하며, 진정한 지혜는 열려 있으며, 진정한 힘은 너그럽다는 것을 언제나 기억할 것입니다.


그 애가 이런 사람이 되었을 때 저는 감히 그에게 속삭일 것 입니다.
내가 인생을 결코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고.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다. 나의 천사들 에스더 사라야….
2005.10.12 저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