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뉴론틴 300mg, tid’면 약을 어떻게 줘야 하는 거죠? Anticonvelsant(항경련제)는 대체 어떤 작용기전으로 효과를 나타내는지…. 약은 도통 모르겠네요.”
의대생이나 약대생이라면 모를까, 치과 개원의가 체면 구겨가며 직접 물어보기는 결코 쉽지 않은 질문이다. 답은? 뉴론틴을 300mg씩 하루 세 번 복용하게 하라는 뜻이므로 ‘뉴론틴 900mg #3"와 같은 표현이다.
의과, 치과를 불문하고 의사라면 누구나 숙지하고 있어야 할 아주 기본적인 용어다. 하지만 질문을 받은 A 치대 B 교수는 “‘bid, tid, qd’ 등의 용어와 함께 처방을 알려주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치과의사들이 의외로 많다”고 털어놨다.
턱관절·저작근 통증시
약물치료는 필수 요소
치과관련 약물 적극 연구활동 필요
치과 진료 시 턱관절 및 저작근 통증, 치과 관련 편두통 등이 있을 경우 약물로 통증, 초기치료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
통상적으로 치과 진료에 있어 약물 치료는 일반 의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비중이 적었다. 그러나 간단한 약물 처방으로도 그 통증이 약화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치료가 가능하다면 치과 진료에 있어서도 약물 사용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개원가에서도 예상되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약물을 예방적으로 투여, 환자의 고통을 크게 경감시키고 염증 발생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약물’이라는 치료 수단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윤덕미 교수(연세의대 마취통증의학과)는 “약물을 말초감작 및 중추감작이 일어나기 전부터 초기에 적극적으로 투여해야 진통효과가 크다는 ‘선행진통법’(preemptive analgesia)을 쓰면 환자가 고통을 거의 느끼지 않거나, 느끼더라도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크게 줄어든다”고 밝혔다. 감작이란 항원을 생체에 투여해 항체를 보유시키는 일.
김성택 교수(연세치대 구강내과)는 “통증을 수반하게 되는 치과 진료에서도 예방적으로 약물을 투여하면 발치나 임프란트 과정에서 환자가 겪는 통증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으며 통증의 만성화를 방지하고 시술 후 염증 반응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치과에서도 다양한 약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최근 시술이 급증하고 있는 임프란트 경우에도 시술 후 합병증으로 지각이상이 발생했을 때 조기에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면 만성 신경병으로 악화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안면통증 분야에서는 턱관절이나 저작근 통증, 지각이상, 편두통 등이 나타날 때 약물치료는 필수라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또 홍정표 교수(경희치대 구강내과)는 “약물치료는 이제 더 이상 치과치료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중심적 치료수단으로 사용되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면서 “치과의사들도 치과 관련 약물에 대해 적극적인 연구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한 예로 “플라빅스 또는 스티렌과 같은 약물의 경우 혈전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이지만 치과의사가 이를 인식 못하고 발치환자에게서 약물을 미리 복용중단 시키지 않는다면 지혈이 되지 않아 위험한 상황까지도 발생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치과의사는 특히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 등에 자주 사용되는 약물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을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다.
홍 교수는 “약물치료는 지금 현재도 진보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창의적인 생각은 치과치료에 있어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 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홍섭 교수(서울치대 구강내과)는 “원인 모를 안면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의 경우 문진을 하면 5~6개의 치과 관련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사전에 복용한 처방전 등을 잘 살펴보고 약물을 써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치기도 했다.
치과치료에 있어 약물요법은 의과와 같이 주 치료법은 아니다. 그러나 보다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