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학회 의원 3496곳 조사
최근 U-헬스케어(Ubiquitous Healthcare) 붐을 타고 원격진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료정보학회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구용역 과제로 전국 1만여 병의원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작성한 ‘요양기관 정보화 현황 및 발전방향’보고서에 따르면 실태조사에 참여한 동네의원 3496곳 가운데 47.9%가 환자진료시 원격진료가 필요없다고 응답했다.
또 40.9%는 ‘원격진료가 필요하지만 시기상조’라고 답했으며, ‘원격진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11.2%에 그쳤다.
원격진료란 환자와 의사가 직접 대면해 행해지는 기존의 의료와는 달리 온라인을 통해 진단과 치료, 자문 등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원격의료가 필요없다는 이유로는 ‘악용시 불법의료 조장 우려’가 35.8%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의료의 질 저하 우려(26.5%)’, ‘의료사고시 책임소재 불명확(21.2%)’, ‘학계차원의 연구에 불과해 시기상조(9.6%)’ 등의 순으로 부정적 이유를 들었다.
반면 원격진료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의원은 ‘의료소외자에게 의료지원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34.1%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의사의 환자 지속관리 가능(21.6%)’, ‘의료의 질 향상(20.0%)’, ‘시장개방시 당연히 도입될 것(18.6%)’, ‘의료비 절감(4.7%)’ 등을 이유로 꼽았다.
아울러 앞으로 원격의료를 실시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의원의 50.8%가 ‘아니다’고 답한 반면 ‘예’라는 응답은 13.7%에 불과했다. 또 35.5%는 ‘잘 모르겠다’고 답해 아직까지 원격진료 부문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원격의료의 적당한 범위를 묻는 질문에는 ▲화상통신 상담 및 진료(30%)를 제일 많이 꼽았으며 ▲전화상담 및 진료(21.9%) ▲원격자문(18.2%) ▲원격의료장비를 이용한 진료(16.1%)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상담(13.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의료정보학회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 개원가에서는 아직 원격진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향후 원격진료가 실시되더라도 원격의료장비를 이용한 적극적인 진료보다는 원격화상 상담 등 소극적인 의료서비스에 한정돼야 한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보건의료서비스산업육성 TF팀’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원격진료 수가책정을 비롯해 진료 범위, 의사와 환자간 원격진료 인정 여부, 의료사고 발생시 책임소재 문제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