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하락 경영악화 여전…보철진료 포기도 늘어
서울지부 마포구회에서 개원중인 A치과 원장은 얼마 전부터 종종 마음 아픈 경험을 하고있다. 신경치료를 마친 50대 남자 환자의 상태가 심해 크라운을 씌울 것을 권고했으나 다음에 해 달라고 밝히고 병원 문을 나섰다는 것이다. A원장은 진료비를 떠나 후속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환자인데…. 받을 만한 경제력이 없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웠다.
사회 전반적인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치과 내원 환자의 진료 형태가 고가 보철물 환자가 아니면 응급 처치식 기본진료 만을 선호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등 둘로 양분되는 양극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즉 전반적으로 내원 환자들의 평균 20∼30만원 대 진료비가 소요되는 중간환자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골드 인 레이나 싱글 크라운 등의 보철물 감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비교적 중산층 지역 소재의 치과와 많은 거래를 하고 있는 서울 중구 G기공소의 경우 인레이나 싱글 크라운 의뢰가 줄고 있는 실정이다.
A 원장은 “국민들의 경제 상항이 나빠져서인지 고가 보철 진료를 회피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면서 “특히 내원 환자들 중에는 보험 적용 진료만을 원하는 환자가 많고 후속 보철진료를 원치 않는 환자들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대구지역에서 치과병원을 개원중인 C 원장도 후배 등과 대화를 하다보면 서민층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일수록 환자 양극화 현상이 선명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
즉 부유한 지역의 치과의원도 고가 진료환자는 전체적으로는 줄었으며, 특히 서민층 밀집지 치과의원의 경우 후속 치료 중단이나 보험 진료를 크게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는 강남지역도 정도 차이가 있을 뿐 보험 적용 진료 선호 환자가 늘고 고가 보철물 치료환자는 크게 줄었다는 전언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개원하고 있는 B원장은 “강남지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것 같다”며 “이곳도 레진보다는 아말감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동료 치과의사들로부터도 환자들은 다 어디 갔느냐는 등의 푸념 섞인 농담도 자주 듣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들어 국민경제가 풀려 가고는 있다지만 아직까지 국민들의 소비 심리는 얼어 붙어 있고 장기불황에 따른 중산층의 감소도 큰 몫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불황이 국민들과 추가 진료 포기 등 치과의원 진료 형태마저 바꾸고 있어 우려된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