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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감동시켜야 병원이 산다” 개원가, 기존환자 유출 막기 총력전

관리자 기자  2006.0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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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감동 100배 주기 요법’ 등 이벤트 다양
퇴원환자 초청 건강강좌·음악회 등 정성 쏟아


누가 내 환자를 옮겼을까?
신환창출에 주력, 안보다는 밖으로 눈을 돌리며 고민하던 개원가들이 최근에는 ‘기존환자’의 유출을 막기 위한 집안 단속에 한창이다.
개원가 포화 상태와 더불어 오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개원가 경쟁이 날로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환자를 뺏고 뺏기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면서 ‘기존환자’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우선순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재작년 인근에 개원한 치과가 신환유치를 위해 마구잡이로 치료비를 덤핑하기 시작하면서 불안한 마음에 잠까지 설쳤던 K 원장.


그는 병원 환자들이 언젠가부터 ‘근처에 새로 문 연 치과가 더 저렴하다더라’며 가격 흥정을 해오자 “신환도 자꾸 줄어드는데 그나마 있는 환자마저 인근 치과로 다 뺏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환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똑같이 덤핑이라도 할까하는 생각도 해 봤다”는 그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 같지 않아 그만 뒀다며 이후 “한번 치과를 방문했던 환자는 완전히 내 사람을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각종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우선적으로 생각해낸 방법은 ‘환자 감동 100배 주기 요법’.
하지만 방법이라고 해봐야 치과스탭들과 함께 한 자 한 자 손으로 정성스럽게 메시지를 적은 카드를 생일이나 각종 기념일에 환자들에게 보내는 것이 전부.
그러나 효과는 예상보다 좋았다.


그는 “손수 정성스레 쓴 카드 한 장이 기계적으로 보내진 휴대폰 문자메시지 보단 수십 배 이상의 감동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었다”며 “카드 한 장으로 인해 의료진과 환자들이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P 치과원장은 환자들과 보다 적극적인 교류를 위해 치과 인터넷상에 블로그를 개설했다. 딱딱하고 정형화된 치과병원 홈페이지 보다는 환자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접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실제로 환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았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치과진료뿐만 아니라 각종 신변잡기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의사와 환자 이상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느낌”이라며 “언제가부터 환자 친구를 자칭하는 이들까지 들어와 적극적인 치과 상담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L 치과에서는 치료를 위해 방문하는 환자들의 즉석 사진을 찍어 치과 벽면에 진열해 놓고 있다. 내 공간, 내 집 같은 친근함과 편안함을 주기위한 일종의 ‘전략’인 셈이다.
특히 올봄에는 치과환자들을 초대해 스탭들과 함께 체육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H 치과의 경우 기존 휴대폰 문자서비스를 통해 진료 예약시간을 사전에 알려주는 일괄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나 연령층이 높은 환자들에게는 치과위생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 예약시간을 알려 주고 있다. 연령층이 높은 경우 휴대폰 문자메시지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작은 ‘배려’에서다.
메디컬 병원들의 경우 기존환자의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들이 더욱 적극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퇴원환자들을 초청해 건강강좌를 개최하며 사후건강관리에까지 관심을 쏟아 붓는가 하면 깜짝 이벤트나 작은음악회를 열어 각종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또 질병 치료이후에도 비슷한 병을 앓았던 환우들이 서로 지속적인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환자간 커뮤니티를 형성, 병원 차원서 적극 지원하고 의료진이 직접 커뮤니티에 참여, 상담을 진행하며 지속적인 사후 서비스를 제공을 하고 있는 곳도 흔하다.
S 병원 홍보 담당자는 “퇴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과 각종 이벤트 사후관리 등을 시작한 후 병원에 대한 친밀감은 물론 병원 충성도가 높아졌고 입소문을 통한 신환 확보라는 부수적인 효과까지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용서 즐거운치과 원장은 “얼마 전까지는 대부분의 개원의들이 신환 창출을 위해 주력해 왔지만 개원가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면서 이제는 기존 환자를 뺏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