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구순구개열 진료봉사를 통해 국내 치과계가 악안면영역의 임상진료에 있어 단연 세계 ‘선두’라는 명성을 지속적으로 이어 갈 수 있도록 해 나갈 계획입니다.”
국내 악안면영역 임상 진료 및 언청이 수술에 있어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민병일 서울치대 명예교수(77세)가 언청이 무료봉사를 시작한 지 40여년 만에 자신의 호를 딴 사단법인 ‘일웅(一雄) 구순구개열 의료봉사회’의 초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이에 지난 13일 구순구개열 의료봉사회의 초대 이사장에 선임된 민 이사장을 만나 이번 의료봉사회 창립 의의 및 이사장 취임 소감을 들어봤다.
민 이사장은 우선 “악안면외과 진료에 있어서만큼은 국내 치과계가 성형외과나 이비인후과 등 국내 의과,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도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앞서 있다”고 자부하면서 “이번 구순구개열 의료봉사회 창립은 단순 봉사로서의 의미를 넘어 악안면영역이 치과영역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실히 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대한구순구개열학회의 창립자이기도 한 그는 의과에 앞서 관련학회들을 창립하고 구강외과를 구강악안면외과학회로 개칭하는 등 치과계 악안면영역의 개척자로서 그 자부심이 대단하다.
“수십년간 진료봉사를 해오면서 단 한 케이스를 하더라도 인접 의과인 성형외과나 이비인후과의 의료진보다 우수한 진료를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에 임해 왔다”는 민 이사장의 말 속에는 그의 자부심과 최고를 위한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베어났다.
민 이사장은 특히 “구순구개열 수술은 1mm가 얼굴 전체의 모습을 좌우 할 정도로 섬세하고 정밀한 작업”이라며 “양질의 진료를 위해 하루 3명, 한번 진료 봉사기간에 20여명선을 넘지 않을 정도로만 진료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고 강조 했다.
또 수술 시에는 전신마취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춘 후에야 비로소 메스를 들며 아무리 땀이 비 오듯이 쏟아지는 무더운 날이라 하더라도 수술복, 수술 장갑, 마스크 착용 등 감염방지를 위해 철저히 중무장을 마친 후에야 진료에 임하는 철칙을 지켜왔다고.
이러한 원칙 진료 속에 지난 40여년간 그의 손을 거치면서 새 삶을 얻은 환자만 전국 각지는 물론 중국연변, 베트남, 요르단에 이르기까지 1000여명이 넘을 정도.
하지만 그의 진료봉사가 언제나 순탄하게 진행 됐던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라이온스클럽, 한국국제협력단,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대한구순구개열학회 등의 후원을 받으며 진료를 이어 오긴 했지만 언제나 부족한 예산 때문에 사비를 털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 이사장은 “진료봉사를 통해 의사로서 인술을 베푸는 일에 진정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또한 이를 통해 국내 치과계의 악안면 임상진료가 단연 세계 ‘선두’임을 인식시킬 수 있는 뿌듯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피력 했다.
민 이사장은 “이번 봉사회 창립을 계기로 국내 치과계 후학들이 해외 구순구개열 환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진료 관심을 가짐으로써 국내 악안면 영역 임상 우수성을 입증하고 국제적인 선두자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 주길 바란다. 치과대학 동문들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치과인들이 봉사회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민 이사장은 이번 봉사회 창립에도 1천5백여만을 기부했다.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