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기자 2006.03.09 00:00:00
홍 정 표 교수
경희치대 구강내과학교실
대한구강안면통증 및 측두하악장애학회 회장
I. 구강안면 통증이란 무엇인가?
통증은 객관적인 현상이 아니라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다차원적 경험이다. 통증은 강한 동기유발 요소이고 회피반사와 고도로 조직화된 도피행동을 유발한다.
뜨거운 음식을 입에 넣었을 때 통증을 느낀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원인을 제거하면 대부분의 경우 통증은 곧 가라앉는다. 이것을 급성 또는 일시적 통증이라 하며 ‘보호성 통증" 이다.
또는 단단한 것을 먹다가 턱관절이나 기타 얼굴근육을 다치면 몇 일 또는 몇 주간 통증이 지속될 수도 있다. 이것을 ‘지속성 통증"이라 하고, 이는 손상부위를 쉬도록 하고 추가적인 손상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역시 보호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경우의 지속통에서 통증은 만성이며 심지어 손상으로부터 외관상으로는 완전히 회복된 듯 보이는 경우에도 몇 개월 또는 심지어는 수 년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 이러한 통증 형태는 ‘비보호성" 일 수 있다.
보통 치과의사들(심지어는 의사들 조차도)은 객관적으로 이상이 있는 부분의 치료에는 매우 능숙하나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환자가 통증과 불편감을 호소하기는 하나, 임상 및 기타 다른 검사에서 그다지 특이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할 경우 매우 당황하게 되며 심지어는 환자의 정신상태를 의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 10년간 많은 연구를 통하여 통증의 기전에 대한 지식이 축적 되었고 이에 따라 손상을 받으면 조직손상의 신호를 담당하는 유해수용기(nociceptor)에 변화가 생긴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또한 이러한 조직손상의 신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중추신경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들 때문에 아무 쓸모 없는 비보호성 통증이 생긴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비보호성 만성적 통증(다음부터 ‘만성통증"으로 표기)은 지속시간이 길어질수록 환자의 생활을 피폐하게 만들며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 활동성의 감퇴와 자신감 상실을 가져온다. 이러한 경우,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진통제의 사용이나 외과적 술식 등은 통증을 거의 또는 전혀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통증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만성통증의 치료는 통증의 진단학적 특성에 대한 확고부동한 지식을 가지고 출발해야 한다.
구강안면통증을 적절히 치료하기 위해서는 치과의사는 통증의 기전에 대하여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기능해부학 (functional anatomy), 말초신경과 중추신경의 감작원리 (sensitization mechanisms of peripheral and central nerves), 상행신경전달경로(ascending pain transmission pathways), 하행통증조절계 (descending pain inhibitory systems), 그리고 통증의 정서적인 측면 (emotional aspects of pain)에 대한 지식이 포함된다.
II. 통증의 기본 메커니즘
1. 용어에 대한 설명
통증 (pain) : 불쾌한 감각적 또는 감정적 경험
원발성 통증 (primary pain) :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와 원인부위가 동일한 경우
속발성 통증 (secondary pain) :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와 원인부위가 다른 경우로서 연관통 (referred pain), 이소성 통증 (heterotopic pain)과 같은 말이다.
이질통 (allodynia) : 정상적으로는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자극으로 인한 통증
통각과민 (hyperalgesia) : 통증을 유발하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 증가한 것으로 이에 대한 반대의미의 용어로 통각감퇴 (hypalgesia)가 있다.
원발성 통각과민 : 손상부위에서의 유해한 자극에 대한 과민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