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개원가 오해로
업무 추진 어려움도
“안녕하세요? 원장님! 심평원 서울지원의 아무개입니다.”
--(심평원 직원이 왜 전화했지? 무슨 일 난거 아니야? 순간 철렁...)
“원장님께서 진료하시는 내용 중 진찰료와 약제비 부분이 다른 의료기관과 다소 차이가 있어 상의 드리고자 전화했습니다.”
--(참내, 열심히 진료했는데 뭔 말? 그래서 어쩔건데?)
“저희들이 원장님 의원을 직접 방문해서 보험청구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시간을 갖고 싶은데 언제 시간이 괜찮으시겠어요?”
--(무조건 막고 봐야겠다) 안돼요. 지금 간호사가 바뀌어서 너무 경황이 없어요.(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지원(지원장 유용철)이 급여적정성 종합관리제의 일환으로 개원가를 직접 방문해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일부 원장들의 오해로 업무 추진에 당혹스러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심평원이 2004년도와 2005년도 고객만족도에서 하위권에 맴돌면서 고객인 의원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면서 변화를 모색하고자 하고 있으나 일선 개원가에서는 심평원 하면 무조건적인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어 좋은 제도가 퇴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종합관리제 일환으로 직접 면담을 받은 박숙예 원장(서강 박치과의원)은 “심평원에서 방문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걱정도 됐지만 막상 상담을 받아보니 무척 좋았다”며 “10년째 보험청구를 직접 하고 있고 관련 책도 열심히 참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평원 직원과 면담을 해보니 잘못 청구하고 있는 것들이 몇 개 나왔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또 “일부 진료의 경우 소아와 성인의 경우 적용되는 것이 틀린 것도 있고 잘못 청구함으로 인해 지표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도 지적받았다. 비급여인지 급여인지 헷갈리는 것에 대한 정보, 착오청구하는 것도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아울러 “직접 면담을 받게 되면 심평원 담당 직원과 친분이 생겨 다이렉트로 전화를 통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된 것도 큰 소득”이라고 덧붙였다.
유용철 심평원 서울지원장은 “종합관리제의 근본 취지는 심사 기법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라며 “지표가 높은 기관에 대해서 심사(사후조정)하기 전에 중재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직접 방문해서 맞춤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의료기관 스스로가 적정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인 만큼 심평원 입장에서는 어려운 제도지만 고객 가치 중심 차원에서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개원가에서는 진료권을 침해하고 소신진료와 개별기관의 특성을 무시한다는 의견도 알고 있다”며 “객관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진료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다만 적정하지 않은 진료에 대해서는 서로 대화를 통해 자율적으로 개선을 유도하기도 한다. 직접 상담을 받아본 분들은 좋은 제도라고 좋아한다”고 밝혔다.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