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지·환자특성’ 고려…탄력 휴무 확산 분위기
전국적으로 주 5일제 근무가 대폭 늘어난 가운데 최근 개원가에서는 “현실적인 여건상 주 5일 근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개원지 및 환자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방법으로 주 5일제를 시행하려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 5일제 시행이 전 국민의 40%대로 확대, 안착 단계에 이르면서 일부 치과들의 경우도 ‘예약 진료제’ 활용을 통해 환자의 진료시간 및 내원일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효율적인 주 5일제 시행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 사무지대
토요일 쉬고 평일 야간진료 늘려
서울의 대표적인 사무실 밀집지대인 테헤란로에 개원중인 A원장은 몇 달 전부터 토요일 진료를 쉬고 있다.
인근 사무실 회사원들이 주요 환자 층인 테헤란로의 경우 주 5일제 시행과 맞물려 토요일에 쉬는 회사가 늘면서 환자 역시 급감했기 때문.
A원장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동안 주 6일 진료를 고수해 왔지만 우려했던 토요일 환자 급감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인근 치과들이 하나, 둘 주 5일제를 시행 하는 대신, 평일에 야간진료 시간을 늘리기 시작하자 A원장도 스탭들과 상의해 평일 이틀간 야간진료 시간을 늘리는 대신 토요일을 쉬기로 결정했다.
A원장은 “병원운영이나 경영적인 부분을 전반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 같은 방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이 났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원장은 특히 “몇 년 전부터 ‘예약 진료제’를 시행해 왔었기 때문에 환자들의 진료 일정을 부분적으로 조정하는 방법을 사용해 주 5일제 시행에 따른 착오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 주택가
평일 하루 쉬고 토요일 진료시간 늘려
서울의 대표적인 주거 밀집지역인 목동 아파트 단지 인근에 개원중인 B원장은 최근 주 5일 근무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요즘 들어 주 5일제를 시행하는 회사와 병원들이 늘면서 치과 스탭들이 “원장님, 우린 주 5일제 안 해요? 주 5일제 하는 곳도 많던데요”라며 은근히 기대 섞인 푸념을 해오기 때문.
B원장은 더군다나 얼마 전 치과스탭 하나가 “치과를 그만 두겠다”고 해 조심스럽게 이유를 물었더니 ‘월급은 비슷한데 주 5일 근무를 하는 치과에서 사람을 구하기에 옮길 결심을 했다’고 답변했다며 이 일을 계기로 남의 일인 줄 만 알았던 주 5일 근무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게 됐다.
하지만 주택가 밀집지역이다보니 쉬는 토요일을 이용해 진료를 받으려는 인근 환자가 많아 주 5일제를 시행 하더라도 평일 하루를 쉬는 방법을 선택할 계획이다.
B원장은 “사실 매주 목요일의 경우 새벽 골프 약속 때문에 오전 진료를 거의 건너뛰는 날이 많았다”며 “이참에 주중인 목요일 하루는 완전히 진료를 쉬고 대신 환자가 비교적 많은 토요일에는 진료시간을 오후까지 늘릴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 레저족
단골환자들 토요일 피해 내원
경기도에 개원중인 C원장은 고심 끝에 몇 달 전부터 주 5일 근무를 시작하고 있다.
C원장이 주 5일 근무를 결심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가족’들의 성화 때문.
C원장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녀석이 학교에 안가고 노는 토요일이 생기면서 어느 날 ‘다른 아빠들은 함께 놀러도 가고 하는데 우리 아빠만 출근한다’며 불만을 토로해 왔다”고 설명했다.
거기에다 “어차피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살자고 일하는 것인데... 주말만이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내의 간곡한 제안까지 더해지자 결국 주 5일을 결심하게 됐다.
C원장은 “그동안은 일요일에도 세미나다 골프다하며 가족들과 함께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여행도 다니고 맛집도 찾아다니면서 제2의 인생을 사는 느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