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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네이터’ 확산 추세 “의료서비스 너무 상업화” 지적도

관리자 기자  2006.04.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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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모 치과의원에 가면 의사와 환자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의사들의 설명을 다시 반복하고, 기다리는 환자들에게는 환자의 관심사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하며, 대화 중에 의사에게 필요한 정보가 입수되면 곧바로 알려주는 환자와 의사 사이의 벽을 허무는 중간자의 역할을 하는 이가 있다. 바로 코디네이터다. 초창기 국내에 도입될 때에는 주로 치위생사를 비롯한 간호사 출신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비서과 출신 등 비의료인들의 진출도 늘고 있으며 대형병원으로까지 코디네이터 제도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90년대 초 치과에서 처음 도입한 이래 성형외과, 피부과, 한의원 등에서 채용이 점차 늘고 있는 코디네이터 제도가 대형병원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은 수납창구에 상주하며 고객 상담업무를 진행하는 ‘수납코디네이터제"를 시행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병원에 따르면 이 제도는 상담 코디네이터가 수납창구에 상주하며 고객에게 진료비 수가 및 보험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 고객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코디네이터들이 상주하며 고객의 불편을 해소해 주고 있어 반응이 좋은 것 같다"며 “대기시간 지연과 설명부족 등으로 인한 고객 불만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대병원도 이달부터 외국인진료센터의 ‘24시간 외국인 진료시스템"을 운영함에 따라 외국인 전담 코디네이터 제도를 도입하고 향후 의료관광 활성화 등을 통한 외국인 환자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간호사와 외국어 전담 코디네이터 등 3명으로 구성된 외국인 전담 코디네이터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이 병원은 앞으로도 외국인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문화·예절 교육 등을 통한 고객만족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병원도 올초 개설한 소화기센터에 클리닉별로 담당 코디네이터 제도를 운영, 원내 업무는 물론 1·2차 의료기관과의 협진체계를 지원하는 업무도 수행토록 하고 있다.
이처럼 코디네이터 제도가 대형병원까지 확산되자 전문 교과과정을 개설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최근 영남대의료원은 산하에 병원서비스코디네이터 과정을 개설하고 이 과정을 통해 지역 1·2차 의료기관과의 관계 형성을 도모하고, 원내 직원의 전문성도 높이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도 올해 계명의대 간호대학에 ‘코디네이터 과정"을 신설했다. 병원에 따르면 현재 30시간, 6주 과정으로 진행되는 코디네이터 과정에 직원들의 참여가 높아 자연스레 병원에 대한 고객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병원코디네이터를 교육·양성하고 있는 한 사설기관 관계자는 “최근에는 의료기관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적 경영의 일환으로 코디네이터를 채용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면서 “그만큼 환자의 요구와 만족도를 최대한 충족시키면서 병원 이미지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데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점점 강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코디네이터가 실질적으로 환자진료에 큰 의미가 없다며 의료인과 환자간의 신뢰로 이뤄져야 할 진료행태가 환자요구를 채운다는 명목아래 진정한 의료서비스 보다 너무 상업적인 서비스에만 치중하는 것 같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