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홍보위 “신중히 대응” 입장 밝혀
지난해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논문조작 관련 방송으로 사회적 파장을 낳은 ‘MBC PD수첩’(이하 PD수첩)이 이번에는 치과를 비롯한 병원 내 감염사고와 관련 다각도로 취재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각 의료계가 긴장하고 있다.
치협 홍보위원회에 따르면 PD수첩 측은 최근 치협 감염방지위원회의 위원 한 명과 접촉, 치과 내 감염에 대한 취재 협조를 요청하는 등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18일에는 해당 프로그램의 PD 한 명이 서울 소재의 한 치과를 방문해 여러 치과에서 수거한 핸드피스를 유니트체어에 연결, 배출된 물을 조사용도로 수거해 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최근 소비자보호원 측에도 사랑니 발치와 관련된 감염 여부에 대해 문의했던 것으로 밝혀지는 등 심상치 않은 행보가 관측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각 치과를 취재한 이 담당 PD가 “많은 치과들이 고급화·대형화를 추구, 인테리어 등에는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환자들에게 중요한 기본적인 사항인 감염방지에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이에 방문한 치과 중 일부 치과에서는 “뭐 그리 큰 문제가 되겠느냐”는 반응을 보였고 PD는 이 같은 답변을 통해 치과 내 감염 또는 위생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쪽으로 보도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 홍보위원회 측의 현재 판단이다.
이번 PD수첩의 취재는 치과영역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며 실제로 홈페이지(www.imbc.com/broad/tv/culture/pd/)에서는 전반적인 병원 감염 관련 피해제보를 받는 항목이 따로 개설돼 있다.
그러나 황 전 교수 사건이후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영향력 있는 매체인 PD수첩에서 병원 내 감염이라는 민감한 문제에 대해 전방위적인 자체 ‘검증’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 자칫 치과계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예상되는 문제는 만약 PD수첩 측에서 이 같은 치과계 감염 문제를 방송에서 중점 거론하거나 또는 검증시 문제점이 노출될 경우 마땅한 대응논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례로 핸드피스의 경우 원칙적으로 정수기를 사용하거나 환자를 진료할 때마다 매번 소독해 사용해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 같은 조치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일선 개원가의 고민이다.
당장 이 소식을 접한 일부 개원의들은 “만약 그런 방식으로 진료를 한다면 치과의원급에서도 20∼30개의 핸드피스를 보유하고 소독실도 따로 있어야하는 것 아니냐. 감염방지에 대한 당위성은 알지만 수가 등 우리 치과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점이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PD수첩이 기자가 아닌 PD들에 의해 취재 및 제작이 이루어지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일선 취재기자들을 접촉하는 것과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무엇보다 아직 취재과정에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치협 홍보위원회의 입장이다.
현재 홍보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배경과 진행상황을 치협 회원전용 게시판에 알리는 한편 회원들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
협회 홍보위원회 관계자는 “혹시 취재과정 중 부당한 문제제기가 없는지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서 계속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라며 “그 경과를 예의주시해 상황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