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위협, SBS에 사과 촉구
사진은 ‘하늘이시여’의 드라마 장면.
치석제거는 의사가 직접 해야 한다?
방영기간동안 숱한 구설수에 시달린 SBS 주말극 ‘하늘이시여’가 이번에는 극중 인물의 부적절한 스케일링 관련 대사 때문에 치과위생사 등 치과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문제가 된 부분은 지난달 23일 방영분으로 치과에 들른 홍파(임채무 분)가 배득(박해미 분)을 만나 나눈 대화 중 홍파가 “스케일링을 의사가 직접 해준다고 해서 소개받고 왔다”고 말하는 대목과 이에 대해 배득이 “다른 치과에선 간호사 혼자서 입에 기계 걸고 한다면서요? 그게 뭐예요”라며 맞장구를 치는 장면.
이는 작가가 치과진료 및 스케일링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 없이 작성한 내용으로 ‘치과위생사’를 ‘간호사’로 표기하는 등 명칭 문제와 함께 스케일링 업무에 대해 시청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는 위험한 내용이었다는 것이 치과위생계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현재 대한치과위생사협회(회장 문경숙·이하 치위협) 게시판과 해당 드라마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한 치과위생사는 “오늘 환자 몇 명이 여기 치과는 누가 스케일링하느냐고 물어봤다”며 “(이 드라마가) 스케일링을 치과의사에게 받아야만 좋다고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한 치위생과 학생은 “이번 사태를 그냥 넘어간다면 치위생사의 이미지에 대해 치과의사가 할 일을 불법으로 시행한다고 굳어질 것”이라며 “치과위생사의 꿈을 키우고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이번 일에 대해 많이 걱정 된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비난이 거세지자 방송사측은 “보조해주는 조무사도 없이 환자의 입에 석션기 등을 걸쳐놓은 채로 스케일링을 하는 일부 치과의원의 사례를 이야기한 것으로 극중 치과전문가가 아닌 배득이 전문적인 치과치료내용이나 호칭 등을 모르는 일반인이라는 설정 하에 주어진 대사이며 실제 치과위생사가 스케일링을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의도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역시 보조해주는 ‘조무사’가 없는 일부 치과의원의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본질적 해명으로 전혀 적절치 못했으며 충분한 사과의 의미도 담겨 있지 않다는 것이 일선 치과위생사들의 정서다.
이에 치위협은 지난달 24일 즉각 SBS측에 정식공문을 보내 적절한 사과와 양식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김원숙 치위협 부회장은 “이번 사건은 국가에서 면허증을 발급 받고 일하는 전문인인 치과위생사들의 업무 침해에 준하며 나아가 치과계 전체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며 “너무나 무책임한 내용을 방영한 데 대한 납득할만한 조치가 있어야 된다. 공문을 보낸 후 일단 SBS 측의 반응을 본 후 단계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