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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메모/아말감 해독제 ‘유감’

관리자 기자  2006.05.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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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의료계 신문에서 일부 치과의원에서 아말감 중독을 이유로 환자에게 30만원이 넘는 해독제 복용을 유도했다는 내용을 보도해 치과계 내외에 적잖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역 턱관절 전문 모 치과에서 교정을 받은 한 환자에게 이 치과의원 원장이 아말감으로 충전한 치아가 7개가 되니 수은중독에 걸렸을 것이라며 해독을 위해 이 같은 약을 권했다는 씁쓸한 이야기다.


지난 1819년 벨이라는 영국 의사에 의해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아말감은 그동안 세계치과의사연맹(FDI), 미국치과의사협회(ADA) 등 세계적인 전문가 단체 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식약청 등 국내 보건의료 당국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는 신뢰할 만한 재료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가 단지 일부 치과의사의 개인적 양심, 재료에 대한 선호도나 치의학적 판단에 한정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부쩍 덴탈 아이큐가 높아진 요즘 환자들에게 이 같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들부터 오히려 ‘역공세’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30만원이나 하는 해독제가 거의 다 팔리고 없다는 해당 치과의원 원장의 발언으로 추측해볼 때 이미 이들 환자의 머릿속에는 아말감이라는 재료에 대한 거부감을 넘어 전체 치과계에 대한 강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성실히 진료에 매진하고 있는 동료 치과의사들의 진료행위를 단숨에 부정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과연 치과계 내부의 윤리가 어디까지 손상 되어야 하는지 비난과 자조의 목소리도 크다.
“나도 아말감 5개나 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환자들을 안심시켰던 우리동네 ‘치과의사 선생님’의 얼굴이 자주 떠오르는 요즘이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