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프란트·레이저 치료 등 특정 소재 편중
경실련 미디어워치, WOW·MBN·메디TV 등 분석 결과
케이블 TV의 의료정보프로그램이 임프란트, 치과 레이저 치료 등 치과정보와 성형수술 및 피부질환 등의 소재로 편중된 가운데 특정 의사와 의료기관 홍보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신랄한 비판이 시민단체를 통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미디어워치가 지난달 13일부터 28일까지 방송된 한경WOW, MBN, 메디TV 등 3사의 의학정보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특히 경실련이 이 기간 방송된 케이블 TV의 의료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특정 치과 레이저를 이용한 임프란트 및 치주 치료 등의 치과정보가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대부분 성형수술 및 피부질환, 척추질환, 남성 비뇨기 질환 등에 소재가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의료프로그램의 경우 질병에 대한 예방책보다는 발병 후 치료와 수술정보에만 치중하면서 특정 의료인을 프로그램에 반복적으로 출연시켜 ‘이 질병에는 이 의료기관’이라는 홍보를 암암리에 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경실련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MBN의 ‘TV닥터 건강하게 삽시다’의 경우 조사 기간 방송된 7편 중 4편이 특정 치과 레이저를 이용한 임프란트 및 치주 치료 등에 대한 내용으로 편중이 돼 있었다.
또 같은 기간 MBN의 또 다른 의학 코너인 ‘종합병원 건강플러스’에서도 동일한 치과 레이저 기기를 이용한 치료를 집중 소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MBN의 의학정보 프로그램들이 이 기간을 치과 레이저 치료와 임프란트 시술 홍보기간으로 정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의료프로그램들이 수술후유증은 간단히 소개하면서 시술의 안정성만을 강조하고 수술비용에 대한 언급 없이 ‘쉽고, 간편하게, 누구나’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
경실련은 실제로 MBN ‘TV닥터 건강하게 삽시다’를 통해 방송된 특정 치과 레이저 시술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방송은 객관적 자료제시 없이 ‘굉장히 좋은 치료법’, ‘해결사’, ‘만족도가 매우 높은’ 같은 표현을 사용해 이 치료법이 최상인 것처럼 강조 했다”고 지적하고 “방송에 출연한 의료인들도 대부분 객관적 검증자료 없이 자신의 경험에만 의존해 치료법을 설명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또 “모 비뇨기과 원장의 경우 한국경제TV의 ‘WOW 메디컬센터’에 올해만도 다섯 번 출연, 매달 한 번씩은 방송에 출연한 셈”이라며 “특정 의료인이 반복적으로 출연하는 것은 의료기관 홍보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특히 “방송을 통해 출연자인 원장이 관련 치료법에 가장 적합한 의료인인 것처럼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비판하면서 “전문채널이 특정 의료인과 의료기관 홍보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난했다.
경실련은 이에 케이블 TV의 의료정보프로그램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질병 예방정보 및 수술 이외의 병행 치료법 소개와 ▲입증된 임상자료나 다양한 의학적 견해 소개 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