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제1188] 은퇴를 앞둔 개원의 선생님을 바라보며/박창진

관리자 기자  2006.08.03 00:00:00

기사프린트

지금의 30대 치과의사들은
어떤 모습의 은퇴를 준비할까
선후배와 함께 고민해보고 싶다


2006년 7월 28일. 아버님(박재석 원장·응암동 박치과의원 서울대 16회 졸업)께서 개원치과의사로서 마지막 진료에 임하신다. 아버님의 은퇴를 아들이자 후배치과의사로서 지켜보면서 수많은 생각에 잠긴다. 지금 나와 같은 30대의 치과의사들은 어떤 모습의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가? 또 아버님 세대의 치과의사들과는 어떤 점이 다른가? 지금 나는 치과의사로서의 바른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첫 번째의 느낌은 개원의는 외롭다는 것이다. 대학병원에도 근무를 해보았고 종합병원에도 근무해본 경험과 비교해볼 때 개원의는 외롭다. 또 구회에서 개원의로 활동을 하며 선배님들을 바라볼 때 개원의의 은퇴 역시 외로워 보였다. 개원치과의사의 은퇴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언젠가는 개원의로서 은퇴를 맞이할 많은 선후배 치과의사 분들께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두 번째는 내가 어떻게 이 자리에 서 있는가 이다.
우선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선배 치과의사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 드리고 싶다. 그 분들이 어떤 사명을 가지고 후배 치과의사들을 위한 터전을 마련해주셨건 혹은 아니건 간에 선배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젊은 치과의사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절실히 느낀다. 또 후배들이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선배치과의사가 되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부담감도 다가온다.


마지막으로는 올바른 치과의사에 관한 생각이다. 예전과는 다른 심한 경쟁 속에서 개원의 생활을 하는 나로서도 매일 매일을 의료인과 경영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이 살고 있다. 내가 아버님 나이에서 은퇴를 앞둘 때 난 돌아본 치과의사로서의 삶에 부끄러움이 없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의료인이라는 자세를 다져본다.


강의시간에 늘 청중이신 치과의사분들께 내가 드리는 예화가 있다. 내가 본과 4학년 때 아버님병원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왜 아버지는 무면허업자에게서 만든 의치까지 수리해 주십니까?" 이에 대한 아버지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치과의사의 가장 기본은 환자가 기능적으로 잘 씹어먹게 해주는 것이다. 모든 환자가 훌륭한 치과의사에게서 가장 좋은 재료로, 최상의 치료를 받길 원하나 다른 이유 때문에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허나 우선은 씹어먹게 해주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내가 손봐준 의치를 일정기간이나마 사용한 사람은 여러 가지 여건이 허락하면 다시 찾아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것이다. 또 하나, 환자에게 좋은 치료방법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러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자의 마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진료에 임하다 보면 대기실에 환자가 가득하게 될 것이다."


수 십 년을 한 자리에서 말 그대로 지역구강보건 향상을 위해 노력하신 선배 치과의사이신 아버님의 은퇴를 감히 축하 드리며 한 남자로, 가장으로, 또 치과의사로 살아갈 모든 것을 가르쳐주신 그 분에게 고개 숙여 감사 드린다.


박 창 진
미소를 만드는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