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그룹치과 입점 분쟁 끝나자
이번엔 R그룹치과 개원 채비
치과계 상도덕 실종에 ‘씁쓸’
“아니, 내가 무슨 죄를 졌다고 두 번씩이나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10층 건물 4층에 개원하고 있는 김 모 원장은 또한번의 악몽을 겪고 있는 듯 힘겨워하면서 허탈한 목소리로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해 왔다.
김 모원장은 지난해 10월 중순경부터 자신이 개원하고 있는 바로 아래층인 3층에 A치과그룹이 운영하는 치과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위해 치협 회원고충처리위원회에 고충사안을 접수하는 등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정신없이 보냈다. 그의 입점 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난 3월 아래층에 A그룹치과가 입점해 최근까지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다. A치과는 최근까지 개원해 오다가 지난 8월말 결국 운영을 접고 치과를 양도하기 위해 임대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자리에 R치과그룹네트워크 컨설팅을 맡고있는 U 컨설팅 업체가 컨설팅을 담당해 안양의 H모 원장이 추석이후 입점하기 위해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같은 동료의사끼리 한건물에 큰 규모의 치과가 입점하는 데 사전에 이야기 한번 없이 계약하는 일을 두 번씩이나 겪게 돼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허탈해 했다.
김 원장은 “이 치과의 양도를 중개한 곳이 치과계를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 업체라는 게 더욱 분통이 터진다”면서 “치과계를 대표하는 컨설팅업체가 동료들끼리 적으로 만드는 행위를 한다는게 말이나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장은 “그 건물에 치과가 개원하고 있는지 등 컨설팅 업체가 자초지정을 알아보지도 않고 어떻게 중개를 할 수 있느냐”면서 U컨설팅 업체와 입주하려는 H모 원장이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자신의 답답한 사례를 알리기 위해 덴트포토에 올린 글이 명예훼손을 이유로 힘겨운 법정싸움 까지 벌여야 할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올초부터 바짝 긴장하고 직원도 감원하면서 A그룹치과와 경쟁에 이기기 위해 이를 악물고 진료했다”면서 “컨설팅 업체가 피해입는 고객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개해야 함에도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잠재고객을 짓밟아도 되느냐?”고 반문했다.
김 원장은 “치과계에서 성공한 업체인데 치과의사들끼리 적으로 만드는 컨설팅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치과컨설팅 업체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씁쓸해 했다.
김 원장은 “지난 6개월동안 혼자서 힘들게 싸워 이겼는데 또다시 엄청난 힘을 가진 그룹과 맞붙게 된 상황”이라며 “치협을 비롯해 모두가 나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