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문화복지위 소속 금연위원회(위원장 김재영)가 국민구강보건 및 보건의료인들의 금연 인식을 증진코자 하는 취지에서 공모 중인 금연수기 및 관련 에피소드에 허윤혁 학생(강릉대학교 치과대학)의 수기가 김숙주 치과위생사(서울 성심치과)에 이어 두번째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다음은 수기 전문이다.
저는 금연한지 4년 정도 되었고 현재 3학년 학생입니다. 본1때 유급 후 휴학을 했다가 군복무후 2004년도에 본과1학년으로 복학했습니다. 물론 예과 때부터 담배를 즐겨 피었고 보통 하루에 한 갑에서 한 갑반 정도 피웠던 나름 애연가였습니다. 그 때 당시에도 담배를 많이 피면 유난히 몸도 피곤하고 가래도 많이 나오고 침도 많이 뱉는 등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끊을 수는 없었습니다.
입대 후 훈련소에서 실시하는 금연침도 자원해서 맞아봤지만 1시간도 채 안 되서 담배를 꺼내 물었을 만큼 전혀 효과 없었고, 낯선 환경과 스트레스에 계속 피었습니다.
그러던 2002년 12월 24일 이었습니다. 이날 오전 내내 외진문제로 너무 바쁜 나머지 담배 필 시간도 없었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피지 말자. 벌써 점심시간인데 한 대도 안피지 않았는가’라고 말입니다. 사전에 주변에 알린 것도 아니었고 저하고만 한 일종의 내기인 셈 이었습니다. 저는 의무대에 복무중이어서 겨울철 진료실에는 등유난로가 있었는데, 습도조절을 위해 항상 주전자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야외훈련이 없을 때는 커피 등을 자주 마시곤 했었는데, 저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서 녹차를 마시곤 했었습니다.
녹차를 마시면서 담배를 끊을 때의 심심함을 달래다보니 하루하루 지나갔고 일주일이 네 번 쌓여 한 달이 지나니까 슬슬 그동안 끊은 것이 아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정도 지났을까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온몸이 간지러워지기 시작했고 신경이 예민해지고 조급해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아! 이런 것이 바로 얘기로만 듣던 금단증상이구나’싶어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난생 처음 겪는 몸의 반응에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저를 즐겁게 했던 것은 이주일 정도 지나니 아침에 일어나 체조할 때 몸이 한결 가볍고 공기가 상쾌하다는 것을 확연히 느꼈을 때였습니다. 그때의 쾌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었습니다. ‘보기 좋다’,‘대단하다’식의 격려보다도 제가 스스로에게 대견해하고 ‘그래 이왕 시작한 김에 계속 해보자’라는 식의 즐거운 마음으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게임을 한다는 생각으로 중간 중간의 고비를 넘겼던 것이 지금까지 금연에 성공한 비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제 경우 기본적으로 금연을 하고 싶은 욕구가 내재되어있었고, 군대갔다오면 머리가 굳어서 공부하기 힘들다던데 그럼 내가 군대라는 제한된 환경 하에서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하는 생각 끝에 가장 간편하고 시간이나 돈이 안 들고, 쉽지는 않지만 대신 그에 따른 보상은 확실한 방법이 금연이었습니다. 또 당시 즐겨 마셨던 녹차 덕에 갑자기 담배가 없는 허전함을 달랠 수 있었고 금연을 통해 느끼는 장점들을 하나하나 음미해보았던 긍정적인 사고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불교에서‘돈오’라고 했던가요? 비록 깨달음의 경지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다음 주부터 시작해야지’,‘상황 봐서 슬슬 시작해봐야지’ 식보다는 ‘나를 위해 쉽진 않겠지만 끊어야겠다’라는 판단이 서는 그 순간 바로 시작해보십시오. 금연을 위해서는 결국 본인이 담배를 끊어야만 하는 당위성과 자기애가 우선이지 주변의 독려나 금연보조제 등의 외적인 요소는 이차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배울 것이 한없이 많고 부족한 치과대학생이지만, 미래의 치과의사를 꿈꾸면서 최소한 환자들에게 자신있게 금연을 권유하고 장점을 설명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