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교도소·보호감호소 재소자들
“선생님, 치통이 가장 무섭네요”
2001년 교도소 인연 주 1회 꼴 진료
연세치대생·교수 지원사격 ‘큰 힘’
출소한 재소자 인사차 방문 ‘흐뭇’
북 청송군 진보면 광덕리 산 2번지…
이곳은 흉악 범죄로 사회에서 큰 해악을 끼친 범죄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청송교도소가 있는 곳이다.
청송교도소는 청송교도소, 청송 제2교도소, 청송보호감호소 등 3개 교정시설로 이뤄져 있다.
이중 청송 제2교도소와 청송 보호 감호소는 악명 높은 범죄자들이 대거 수용돼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 수용돼 있는 범죄자들은 보통 살인이라도 잔혹한 살인을 했거나 2인 이상의 특수 살인을 저지를 자들이다.
또 동일 전과가 있는 강간범과 가정 파괴 사범, 범죄 단체 조직 등으로 사회에 큰 해를 끼진 자들로 이곳은 만원이다.
이같이 무시무시한 곳(?)에서 이들의 인권과 건강권을 존중, 무료봉사 진료에 나선 치과의사가 있다.
경북 영주시 새 소망 치과의원 조 천 원장.
조 원장이 청송 교도소와 보호 감호소 진료에 나선 것은 지난 2001년 청송교도소 교도관으로 있는 김 모 교도관의 긴급한 도움 요청을 치협 홈페이지를 통해 접하게 되면서부터다.
비록 흉악한 범죄자들이지만 치통을 호소하는 수용자들이 넘쳐 나는 만큼,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청송 교도소는 치과 진료 시설과 인력이 전혀 없었어요. 치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보고 그냥 지나칠 치과의사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처음에는 꺼림직 했지만 하다보니 이력이 나더라고요”
조 원장이 이곳 진료를 실시하기 전 재소자들의 치과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교도관 3명의 동원된 채 시내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불편한 시스템 이었다.
“처음 진료하러 청송교도소에 가서 대기중인 환자 명단을 보고 놀랐습니다. 치과진료를 원하는 대기자들이 수백명이 넘는 거예요. 일주일 한번 진료를 하게 되다 보니 이 환자들을 빠른 시간 내에 전부 진료하기가 불가능 하더라고요”
조 원장은 고민 끝에 치대 동기인 연세치대 정문규 교수에게 SOS를 요청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연세 치대 제자들과 봉사활동을 이곳에서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같은 사정을 들은 정 교수는 이를 선뜻 승낙, 전공의와 치대생을 포함한 10명 정도의 대규모 자원봉사단을 조직해 청송으로 내려왔다.
봉사단은 2002년도 여름과 2003년 겨울 등 3번에 걸친 진료 봉사 활동을 통해 400 여명의 재소자 진료를 완료, 그 동안 적체됐던 환자진료에 숨통을 트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연세치대 후배 동문들이 밀려있던 환자를 상당수 진료해 줘 원활한 진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매우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원장은 평균 한 달에 3~4번 청송교도소를 찾아 한번 방문 때마다 평균 20명 이상 환자진료에 힘썼다.
횟수로 5년간 봉사진료 중 그를 거쳐간 환자중에는 30년 넘게 교도소에 있는 70세의 재소자도 있었고 한참 동생 뻘 되는 젊은 재소자도 있었다.
조 원장이 밝히는 그들에 대한 평가는 일반인 상식을 뛰어넘는 의외였다. 착하다는 것이다.
“치과진료를 받다보면 아프기도 할텐데 진료 받을 때 보면 온순했습니다. 한번은 어디서 구했는지 마른오징어를 구워와 가슴에 품고 있다 교도관 몰래 드시라면 주는 겁니다. 순간 얼마나 마음이 뭉클했는지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얼마 전에는 출소한 청송교도소 재소자가 음료수를 사 가지고 인사차 방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 원장은 현재 올해 1월부터 일단 청송교도소 진료를 일단 접었다. 2004년부터 교도소에 공중보건치과의사가 배정됐기 때문이다.
인수인계를 마친 조 원장은 한때 다른 교도소 진료를 알아 봤으나 유료로 진료하는 치과의사가 있어서 포기했다고 한다.
“치과의사 인생에 있어 청송교도소 진료는 나에게 큰 사건이었습니다. 사회가 죄지은 사람을 더 죄짓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정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