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산물 소비만이
조류독감 대안이 아니며
공해 없는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
조류독감·광우병 요즘 매일 뉴스에서 접하는 소식들이다. 소고기는 무서워서 못 먹겠다든지 닭고기도 먹지 않겠다든지 하는 이야기들을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고들 있다. 점점 살기가 힘들어지는 세상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광우병을 보면 아직 그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생산을 늘리려는 인간의 교활한 술수에 의한 산물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런 위험한 식품 대신 유기농으로 키운 식품을 먹으면 안전할까? 우리는 매일같이 몸에 좋은 것을 찾는다. 보신 식품을 찾아다니던 건 어제 오늘이 아닌 세계적으로 알려진 오랜 전통이고,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 식품을 찾으면서 일반 농산물에 비해 비싼 가격을 망설이지 않고 지불한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계층에 국한된다. 누구는 일반 농산물은 독극물 덩어리인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한다.
유기농, 친환경농법이라는 말이 화학비료, 유기합성농약, 가축사료첨가제 등 일체의 합성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자연 미생물 등 자연적인 재료만을 사용하는 농법이라는데, 유기농업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되는 것들 중 열에 아홉은 환경을 보호해서 좀 더 건강한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이유는 잠재적 건강 위해요소인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이 우리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생태주의가 상업적 의도와 맞물려 이 한 가지만이 강조되면서 경제적인 여유를 가진 사람들의 이기적인 건강법으로 변했다는 시각이 있다.
나나 우리 가족만 공해가 없는 음식을 먹겠다는 발상 자체가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은 아닐까? 지구를 위해서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신의 몸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지구를 위한 나머지 아홉 가지의 선행을 베풀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달리 생각해 보면 환경을 파괴하는 가장 큰 요소는 정상적인 자연의 일부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인간의 존재다. 자연의 정상적인 환경조절기능은 인구의 증가에 의해 왜곡되고 변형돼 왔다. 오늘날의 식품의 생산과 처리기술은 증가한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개발된 것들이다.
현대의 소비 형태로는 생태주의, 즉 유기농법으로 인간의 먹을거리를 충족하기 어렵다. 비료와 농약을 포함하는 생산과정은 자본주의적 이윤추구가 심화시킨 부분이 있지만, 보다 많은 인류가 굶주림에서 벋어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지금의 식품 처리과정은 대량생산된 식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전통을 기술들이 발전시킨 것들이다.
유기농식품 밖에 먹을 수 없었던 선조들이 더 건강하게 살았던 것 같지는 않다. 유기농산물의 소비만으로 공해 없는 삶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이 같은 혜택이 주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조류독감의 공포도 어쩌면 인간이라는 특정한 종의 생물이 지구상에서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조류독감에 걸리지 않으려고 닭을 먹지 않는 것이 공해를 피하려고 유기농식품을 찾아다니는 것과 같은 행위는 아닐까?
유기농 식품의 생산은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있기도 하지만 조류독감을 피하기 위해 닭을 먹지 않겠다는 생각은 선정적인 언론이나 국민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에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정부당국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무지로 인한 공포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의료인이라는 치과의사들이 그런 무지한 생각을 갖고 있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치과의사라면 오히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전문적인 설명을 해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고, 협회에서도 좀 더 상세한 정보와 내용을 적극적으로 회원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