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전원 시대…치과계 제2유전자 출현
치의학 발전 자원 다양화엔 “긍정적”
개원가 우려속 관련학교는 기대 높아
섣부른 예측 금물 신중 접근 지적도
4개 국립대인 서울, 전북, 전남, 경북치대와 유일한 사립대인 경희치대가 지난 2005년 3월 치의학전문대학원(이하 치전원)학생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국내에도 본격적인 치전원 시대가 개막했다.
지난 1922년 2년제 경성치과의학교가 설립된 지 83년 만에 4+4 학제 시대가 열린 것이다.
특히 이번 치전원 시대의 개막은 다양한 학부 전공, 입학나이, 교육과정 등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배경에서 교육을 받은 ‘새로운 치과계 유전자’가 출현했다는 점에서 치과계에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과거에도 4년제 학제에서 2+4학제 개편이 있었지만 이번의 경우 단순 학제 개편을 넘어선 다양한 변화가 있다는 점에서 그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한편 앞서 치전원으로 전환한 5개 치대에 이어 부산대 치전원이 올해 3월 치전원 신입생을 처음으로 선발했으며 이어 조선대와 연세대가 2007도부터 치전원으로 체제로 전환, 2009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이로써 국내에서는 전국 11개 치대 중 원광, 단국, 강릉치대를 제외한 8개, 73% 치대가 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됐다.
# 개원가 경쟁 거세지고 수도권 포화 가중 예상
전문대학원 도입으로 화학이나 생물학 등 광범위한 기초과학과목을 선수과목으로 이수하거나 전공한 학생들이 대거 치과계로 유입, 치의학 발전을 위한 자원이 훨씬 더 다양화 됐다는 측면에 있어서 일단 치과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개원가에서는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와 더불어 치전원생들의 배출로 인해 “혹여 개원가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치전원 학생들의 경우 입학 당시 나이가 평균 이십대 중반을 훌쩍 넘어선 상태기 때문에 또래들 보다 늦은 사회진출로 인한 압박이 크고 더욱이 교육기간 동안 등록금에 대한 부담이 과도해 졸업 직후 대부분이 개원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며 현재와 같은 고비용 개원체제아래서는 결국 공격적인(?) 병원 경영에 상당부분 치중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
특히 전국 치전원생 중 상당수가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소위 스카이(S·K·Y)대학 및 수도권 명문대학 출신인데다 지방이고 수도권 대학 졸업생이고 할 것 없이 치전원생 상당수가 수도권내 개원을 원하고 있어 수도권 개원현황은 지금보다도 더욱 악화 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들을 지도하는 치대교수들은 치전원생들의 경우 학부를 졸업하거나 다양한 사회경험을 통해 직업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치전원에 입학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존 치대생들에 비해 ‘학구열’이 높고 ‘수업태도’가 매우 좋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목표의식이 뚜렷하다 보니 수업 외적인 부분에 있어 인간적인 정을 쌓는 등 상호결속력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떨어지며 학내 동아리 활동 등에 있어서도 소극적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더불어 치전원생의 경우 나이 분포도가 넓기 때문에 서열을 중시하는 치대생에 비해 선후배 관계에도 적잖은 인식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개원가 일각에서는 이러한 분위기로 미뤄볼 때 동창회 결속이 약해지고 개원가 선후배 및 동료 간 ‘우애’와 ‘질서’가 사라져 개원가 분위기가 더욱 삭막해 지고 윤리의식 마저 희박해져 애초의 우려가 현실화 될 여지가 다분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개원의는 “각 시도분회, 반회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요즘 젊은 개원의들은 이러한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분위기며 옆 건물에 개원하고도 인사조차 오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기존의 젊은 개원의들이 이런데 학교나 선·후배관계에 대한 인식이 희박한 치전원생들의 경우 오죽 하겠는가.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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