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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40주년 기획칼럼]자연치아 아끼기운동/‘자연치아 아끼기운동’을 접는 그 날까지

관리자 기자  2007.01.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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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치아 아끼기운동을 신문지상에서 접하면서 ‘자연치아’라는 용어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자연’과 ‘치아’가 결합한 자연치아(natural teeth)라는 단어에는 자연에 대한 동경, 생명의 신비함을 함축하고 있다. 이것을 소중히 아끼고 간직하자는 취지에 모두들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순리’라 해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이치를 모든 사물과 행동에 적용시키려 애썼듯이 이 자연치아 아끼기운동도 물 흘러가듯이 자연스럽게 진행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된다.
자연치아에 대한 감성적인 영상이 그려졌다면 이제는 현실적인 치과의사들의 생활을 들여다 보자.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보험수가에도 불구하고 치과의사들은 자연치아가 갖고 있는 기능의 탁월함을 강조한다. 자연치아의 형태와 색조를 설명한다. 이렇게 훌륭한 몸의 일부가 회복되고 재활하는 값어치는 몇 천원에 불과하고 이것을 도와주는 치과의사에게는 보상대신 자존심에 상처만을 준다. 적정수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험수가를 개선하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이 현재 처한 치과계의 현실이다.


치과치료에 있어서 보존적, 예방적 처치에 수가를 과감히 높힌다면 국민 구강건강도 개선될 뿐만 아니라 개인이 지출하는 진료비도 전체적으로는 줄어들 것이다. 결국은 경제논리가 사회의 흐름을 바꾸어 놓는다고 봐야 한다. 정부에서 정책을 입안하는 관료들이 주의깊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치료는 치료자의 주관적인 진료철학이나 학문적인 소신에서 나온다. 자연치아 아끼기운동이 철학과 소신을 바꾸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치료계획을 설정하는데 있어서 감안하는 요인 중에 상당한 부분을 자연치아에게 할애해 달라는 것이다.

 

어떤 치료를 할지 망설여지는 소위 ‘borderline’의 경우를 접했을 때 ‘자연치아 아끼기’라는 문구는 치료행위를 결정짓는데 훌륭한 참고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환자들로 하여금 불신을 조장하고 과대광고와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동료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자연치아 아끼기운동이 치과의사만의 외침이 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국민들이 동참하고 치아의 소중함을 일상생활에서 깨달아 가는 계몽운동적 성격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구강보건학회, 예방치과학회 등 관련된 단체와 연계해서 치과계를 홍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명망있는 외부인사를 참여시켜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겠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제도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공청회, 연구용역 등 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협회에서나 학회에서 중점적으로 개선해 나가려는 여러 이슈들과 일맥상통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필자는 자연치아 아끼기운동이 ‘새삼스레 운동"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발치를 해야 할 상황에서도 끝까지 치료계획을 듣지 않는 환자를 양산하지 않게 하는 운동이어야 한다. 소신있게 진료하고 적절하게 보상받는 진료환경을 목표로 하는 운동이었으면 좋겠다. 이 운동으로 말미암아 치과의사들이 신뢰받고 존경받는 첫걸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자연치아 아끼기운동을 접어도 무방할, 아이러니하게도 이 운동을 끝내야 하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김홍석 메리트치과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