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23명이 정부가 현재와 같이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한미 FTA 투쟁에 나설 경우 적극적인 반대와 국회비준 거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김태홍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등 의원 23명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8일 현재 열리고 있는 한미 FTA 협상에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들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FTA 협상은 상호이익이 전제돼야 함에도 6차례 협상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거의 없었던 반면 미국에 내 줄 것만 쏟아져 나왔다”고 비난했다.
의원들은 “이번 협상이 마무리되면 한미 FTA는 ‘묻지마 협상’으로 급진전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면서 “그 이유는 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오지 못한 핵심쟁점에 대해서는 고위급회담을 통해 일괄타결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전개될 상황에 대해 큰 불안감을 나타냈다.
또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169개의 국내 법률과 충돌하게 돼 개정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미 우리측 협상단이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자국의 연방법률 개정사항을 단 한건도 양보하지 않았다. FTA의 체결은 미연방정부의 관할이지만, 주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2005년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에 19개 주만이 동의했으며, 작년 체결한 미국과 페루-컬럼비아와의 FTA 중 정부조달부문에는 단지 9개 주만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국회 비준과 동시에 자동 구속되는 우리의 지방정부 현실에 비춰 볼 때, 한미 FTA는 명백한 불균형 협정이 되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다.
의원들은 특히 “국익과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핵심쟁점에서 실질적인 협상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쟁점별로 면밀한 재검토와 대책을 범국민적으로 공론화 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만일 정부가 현재와 같이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협상을 계속할 경우 적극적으로 한미 FTA 반대와 국회비준 거부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