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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아시아 치과마취과학회 준비위원회를 다녀와서/백광우 (이화여대 임상치의학 대학원 소아치과학 주임교수)

관리자 기자  2007.0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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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차기 회장 ‘슈 교수’ 선출
한·중·일 3개국 대회 준비 논의 활발

 


아시아 치과마취과학회 창립을 위한 준비위원회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월 26일 삿뽀로행 비행기에 올랐다.


삿뽀로는 100여년 전 일본인에 의해 이루어진 개척 도시로 유럽풍의 건물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일본적인 냄새보다는 북유럽의 눈이 많은 어느 도시에 온 것 같았다. 회의가 열리게 될 게이오 플라자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도착 다음날 오전에 오따루 관광을 하였다. 유럽풍의 건물에 유럽제와 일제 유리 제품을 파는 곳이 많았고, 우리나라에서 많이 알려진 영화 ‘Love letter’의 촬영지인 오따루 시내 우체국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였다.


날씨는 눈이 온 후라 그런지 크게 서울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전부터 눈이 내려서 그런지 도로변에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눈을 치우는 차량들이 많이 오가고 있었으나, 차량이동과 보행에는 큰 지장은 없었다. 서울에 이정도 눈이 내렸으면, 거의 거북이 걸음으로 다녔어야 했을텐데….
오후에는 일본치과마취과학회(JDSA)가 주관하는 회의가 삿뽀르 시내의 호텔에서 있었다. 한국 대표로는 대한치과마취과학회 법제이사이며 서울치대 치과마취학과교실에 재임 중인 김현정 교수와 내가 참석하였고, 중국 대표로는 상해 구강 마취과학회 회장인 지아오통 대학의 슈 교수, 일본 대표로는 JDSA 이사장인 홋카이도 대학의 후쿠시마 교수와 니폰치과대학의 스미토모 교수, 오사카치과대학의 코타니 교수, JDSA 직전 회장인 동경치과대학의 가네꼬 교수가 참석하였다.


1973년에 설립된 JDSA는 이사장과 회장이 있는 이원화된 구조로서 이사장은 임기 3년에 2번 연임이 가능하며, 회장은 매년 바뀐다. 역사적으로 막부시대로부터 내려오는 유산이 아닌가 싶었다.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JDSA는 작년에 법인화 되었으며 그로 인해 법인세를 낸다고 한다. 매년 학회를 개최하고, 저널을 연간 5회 발행하였으며, 치과 대학을 졸업하고 2년간의 마취과 과정을 거치면 마취과 인정의가 된다고 하였다. 전문의가 되려면 5년간의 전문의 과정을 수료한 후 소정의 시험에 합격해야 하며, 인정의나 마취과 전문의 모두 일정기간이 지나면 재평가를 거쳐 자격을 연장한다고 한다. 상당히 합리적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받아들였으면 하는 제도였다. 현재 일본의 마취과 인정의는 900여명 정도이고, 전문의는 200여명 정도라고 한다.
중국마취과학회는 3년에 한 번 학회를 개최하며 자체의 학회지는 없으나, 중국마취과학회지 등 여러 통증 관련 학회지나 연간 3회 발행되는 중국 구강외과 관련 학회지에 연구논문을 발표한다고 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가네꼬 교수를 임시 회장으로 하고, 내년 학술대회를 위하여 슈 교수를 임시 차기 회장으로 선출하였다. 금년 10월 3~5일까지 후쿠오카에서 열릴 제1회 아시아 치과마취과학회 학술대회 때 정식으로 집행부를 출범하기로 하였다.
참석자들은 실행위원이 되어 한·중·일 3개국에서 돌아가며 1년에 1번 학술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였고, 한중일 3개국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뉴스레터를 연간 1회 발행하기로 하였다.


회의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현지 유학생이 같이 회의에 참석하여 통역을 하였는데, 한ㆍ일 통역은 홋카이도 치과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재일교포 이유나 학생이, 일ㆍ중 통역은 같은 대학의 4학년에 재학 중인 유미아오가 맡았다.
중간에 필요하면 영어를 사용하여 대화를 하기도 하였지만 정확한 의사전달을 하기 위해서는 통역이 필요했기 때문에 회의 시간이 상당히 길어졌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토의를 진행하기에는 언어의 장벽이 높았다.


중국인은 대륙적 기질 때문인지 다소 과장된 듯한 몸짓으로 OK를 연발하였다. 무엇보다, 일본 사람들의 세심한 배려를 느꼈고, 한ㆍ중ㆍ일 교류를 절실히 원하는 일본 사람들의 바람 또한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