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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종희 한의협 회장 사퇴

관리자 기자  2007.03.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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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간 투쟁정서 한계 드러나
한의협 정기대의원 총회


엄종희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회장이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한의협은 지난 18일 오전 10시부터 회관 대강당에서 제 52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어 의료법 전면 개정 관련 대책의 건, 예산 및 결산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날 총회는 의료법 개정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보인 엄종희 회장과 시도지부장 등이 주축이 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간의 불협화음이 정점에 달한 가운데, 회장 불신임안건이 의안으로 상정돼 주목을 받아왔다.


총회 시작부터 계속된 대의원들의 명확한 입장표명 요청에 대해 ‘유연하게 가야한다’, ‘전략 전술적으로 대응하겠다’며 ‘비판적 수용’의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는 태도를 보이던 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은 182명의 재석 대의원 중 찬성 111명, 반대 71명으로 가결선인 122명에 못 미쳐 부결됐다.
그러나 엄 회장은 대의원들이 의료법 전면 개정 거부를 결의하고 향후 의료법 개정 관련 활동의 전권을 비대위로 위임토록 결정하자 “대의원총회의 결정에 승복하겠다. 오늘부로 회장 직을 사임하겠다”며 자진 사퇴를 표명하고 단상을 빠져나갔다.
엄 회장의 사퇴는 비록 부결됐지만 111명의 대의원이 불신임안에 찬성, 부담감을 가지고 있던 차에 곧 이어 대의원들이 비대위를 의료법 개정 저지 활동의 주체로 선택하자 이에 불만을 가진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면 투쟁을 원하는 상당수 대의원들과 실리 노선을 견지하자는 엄 회장 간 투쟁 정서의 ‘온도차’가 좁혀지지 않은 채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일부 대의원들은 지난 15일 공청회에서 이미 복지부 측이 밝혔듯이 유사의료 행위 부분의 삭제를 약속받고 해당 공청회에 참석한 것과 관련, 일부에서 제기된 소위 ‘빅딜’이 너무 성급하고 근시안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닌가하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의계의 대통합과 화합을 모색하려던 이날 총회는 엄 회장의 사퇴 행보로 결국 협회의 내홍을 대내외로 표출하는 최악의 결과를 남겼을 뿐 아니라 향후 의료계 전체의 투쟁 국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