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토 카니치
내각부 일본학술회의 치학위원장
(사)일본구강외과학회 이사장
쯔루미대학 치학부 구강외과학 제Ⅰ강좌 교수
일본의 치과 의료는 1906년에 의사법과 치과의사법이 동시에 제정된 이래 눈부신 길을 걸어왔지만, 최근의 30여년은 현저한 정체와 자신감의 상실에 휩싸여 있다.
이는 일반 의학에 비해 에비던스에 기초한 의료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물론, 치과 의학의 진보를 의료나 교육 속에서 살리지 못해 그 역할을 사회나 국민을 향해 알릴 수 없었던 것이 큰 요인의 하나일 것이다.
지금에서야 많은 치의학도가 자연과학의 틀 안에서의 치과 의학을, 또한 의료 속에서의 치과 의료의 자리매김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살아 남기 힘들다는 것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일본 치과 의학의 역사를 살펴보자. 패전국임에도 불구하고 종전 직후에 치과대학이 설립되어, 갑작스레 의학부와 동일한 6년제 교육을 시작하게 된 것은 획기적인 일로 세계의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또한 10년 후에는 많은 전문 학회가 연달아 발족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 무렵부터 치과대학도, 치과의사회도, 전문 학회도 체질이 경질화돼 최근에는 점점 숨 막히는 상황이 돼버렸다. 현재 일본의 치의학은 자연 과학의 초점에서 벗어나 주위에 높은 성벽을 쌓은 불모지가 돼 버렸다. 그 가운데 많은 전문 분야가 세분화돼 각 분야 사이에 울타리가 쳐지고 상호 교류도 끊어지기 쉬운 상황이라면 폐쇄감이 느껴지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현재 치과의사가 포화상태인 것은 사회의 상식이 됐고, 치과대학의 존재 그 자체마저도 좁은 운신의 폭을 강요받고 있다. 이 난국을 타인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학벌간의 견제만으로 해결 될 스케일도 아니다. 사회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치과 분야를 화석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명제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현세대로서의 책임을 통감한다. 다행히 아직 치과 분야는 본격적인 지옥을 경험하지는 않았다. 또한 충실한 기초과학분야를 포함한 일본의 치과 분야에는 우수한 인재가 모여들고 있다. 지금이라면 진지하게 구조개혁을 이뤄내어 science based dentistry를 문화로서 세계에, 또한 일본 사회에 발신하는 것은 아직 가능하다고 본다.
맹우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여러분들로부터 어드바이스와 솔직한 고견을 듣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