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포옹
치협 금연위원회 (위원장 김재영)가 공모한 3월 금연수기 및 에피소드 부문에 김태형씨의 글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담배를 끊겠다는 다짐을 할 때, 마치 주몽이 나라를 세울 때처럼 비장하게 결심을 하지만 결국 내가 주몽이 아니듯 결심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어차피 담배를 끊으려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 보다 차라리 피는 것이 좋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며 친구에게 “너는 담배 끊는 인간과 절대 만나지도 마라”라는 말을 남기며 그렇게 담배와 살아 온지 벌써 십여 년….
그러던 내가 담배를 끊게 된지 벌써 3년이 지났고, 이제는 친구에게 담배를 끊지 않는 독한 인간과는 절대 만나지도 말라고 충고까지 하면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담배를 끊게 된 이유는 바로 치통과 조카 때문이었습니다. 평생 치과라고는 간판만 볼 줄 알았지 치과에 가 본적이 없었던 나에게 치과의 첫경험을 안겨주고 치료와 더불어 처음 받아보는 스케일링도 하게 하여준 치통. 무엇인가 입안에서 한참을 떼어내더니 웃으시면서 “참 많군요.” 하시며 보여주시던…
어찌나 창피하던지 마치 이빨 두세 개는 뽑은 것 같은 분량의 돌덩이.
“하늘이시어 이것이 정녕 나에게서 나왔단 말입니까?…”
이리 저리 혀를 굴려보니 내 이 같지가 않았을 정도의 전혀 낯선 이빨. 몸무게가 반근은 줄었을 듯.
치통 덕분에 며칠 본의 아니게 담배를 잠시 끊게 되었고, 며 칠 후 사랑하는 조카가 놀러오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뿌리치며 냄새가 난다며 고개를 돌리고 공중에서 발광을 해야 했을 조카 녀석이 이번에는 어찌된 건지 파도처럼 찰싹 안기며 삼촌이라고 하는 조카를 보고 뭔가 쿵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요즘 나오는 CF처럼 ‘담배 하나 끊었을 뿐인데….’ 이리도 달라진다는 말인가?
결론적으로 조카와의 따뜻한 포옹이 그동안 그리도 끊지 못해 고생하던 담배를 한방에 해결해 주었습니다. 그토록 해마다 담배를 끊으려고 노력을 해 오면서 여러 가지 많은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결국 포기 하고 말았던 금연.
지금 저에게 세상은 둘로 나뉘게 되었죠. 담배를 피우는 세상과 담배를 피우지 않는 세상으로. 그리고 담배를 피웠던 세상과 이별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산다는 것이 너무도 기쁘게 되었습니다.
이제 담배를 끊고 3년이 된 지금 길을 가다가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 냄새가 나는 사람을 보면 예전에 나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 살았구나 싶어 후회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꼭 말하고 싶더군요.
“당신은 절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포옹을 받을 없는 사람입니다.”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