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등을 씹을 때 한쪽 치아만 사용하면 잘 씹는 쪽의 안면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안면비대칭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런 안면비대칭환자의 치주질환 발병률이 일반인의 9배에 이르는 등 구강건강에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류재준 고려대 안산병원 치과 교수팀에 따르면 최근 4개월간 병원을 찾은 115명(남 54명, 여 6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영상 검사와 설문조사를 통해 안면비대칭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36%의 환자가 안면비대칭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안면비대칭환자의 각종 구강질환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치주질환 8.9배, 치아상실 2.8배, 턱관절장애 2.4배, 치아우식이 1.7배나 각각 높은 것으로 조사돼 경각심을 주고 있다.
특히 치주질환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안면비대칭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치주질환 발병률이 87.8%로 나타나, 일반인의 치주질환 유병률(9.8%)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치아상실도 안면비대칭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63.4%의 발병률을 보여 일반인의 유병률(22.7%)보다 2.8배 높았다. 이밖에도 턱관절장애는 안면비대칭환자의 경우 51.2%를 겪고 있어 일반인 유병률 21.0%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치아우식증도 안면비대칭환자의 경우 58.5%로 일반인(33.9%)보다 유병률이 역시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안 씹는 쪽은 음식물이 더 잘 끼지만 씹는 쪽은 식이 섬유와 같은 음식물 자체가 치아를 닦아주는 역할을 하게 되어 더 깨끗해지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 쪽의 구강건강이 훨씬 나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치아를 한쪽만 사용하면 구강을 둘러싸는 근육의 발달과 치아의 마모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아울러 근육은 쓸수록 발달하기 때문에 한쪽으로만 씹는다면 구강 주위의 근육도 시간이 지나면서 쓰는 쪽의 것이 더 발달돼 결과적으로는 안면 비대칭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에 안 씹는 쪽은 점점 약해지고 더 안 씹게 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구강건강이 악화되고, 점점 더 지저분해져 육안으로도 씹는 쪽과 안 씹는 쪽이 구분될 때도 있다”고 전했다.
류재준 교수는 “안면비대칭의 치료는 안면비대칭의 정도, 즉 골격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저작근의 발달에 따른 비대칭인지, 그리고 범위 즉 아래턱 부분만 비대칭인지 아니면 얼굴 전체의 비대칭인지 등에 따라 수술이 달라진다”며 “원인이 뼈에 있다면 안면골에 대한 수술을 받아야 하고, 근육이 비대칭의 경우라면 비대한 쪽의 근육에 보톡스 주사를 놓아서 대칭을 맞춰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류 교수는 “결과적으로 한 쪽으로 씹는 것은 이렇게 치아와 치아주변 근육에 나쁜 영향을 미쳐서 안면비대칭을 야기하며 또한 안면비대칭은 한쪽 씹기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따라서 안면비대칭이 의심되면 가까운 치과를 방문해 무엇이 원인인지를 찾고 그 원인을 해결해줌으로써 나쁜 결과를 사전에 예방하고 건강한 구강건강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대한구강보건학회지에 발표된 연세치대 예방치과학교실의 ‘상실치아 보철 환자들에 있어서 편측저작과 청력소실간의 관련성’이란 연구논문에 따르면 구치부 치아 상실로 인해 편측저작을 하는 피검자들을 대상(성인남녀 24명)으로 보철치료를 통해 양측저작을 회복한 후 청력 향상 효과를 비교한 결과 일부 환자에서 치료 전보다 뚜렷한 청력 향상이 확인된 바도 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