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규·김성녀 씨 솔선 ‘훈훈’
한국인 치과의사 부부인 최정규(39) 씨와 김성녀(37) 씨가 최근 캄보디아 항공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시신확인과 수습 등에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하면서 주위 미담이 되고 있다.
국내 치과의사 면허는 아니지만 3년 전 베트남에서 봉사 활동을 시작한 뒤, 재작년부터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된 이 부부는 이번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달 26일부터 교민의사 3명과 함께 사고대책본부가 꾸려진 캄포트시에서 스스로 비상대기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자 소식이 전해질 경우 바로 뛰어가 벼랑 끝에 있을 생존자들에게 한국인의 손길로 치료해 주기 위해서였다.
특히, 지난달 27일 오전, 추락한 비행기 동체가 발견되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함에 따라 현장 최일선에서 치료가 아닌 시신확인과 수습작업에 직접 발 벗고 나섰다.
김성녀 씨는 “한국인 생존자가 한국인 의사를 보면 얼마나 안심이 될까하는 마음으로 한 사람이라도 살아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사건현장으로 달려갔는데 탑승객 전원이 숨져 있어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한 전기톱으로 기체를 자르며 시신을 인양하는 과정에서 시신이 손상돼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할까 싶어 시체 1구 인양에 최대한 시간을 할애하면서 신중을 기한 것으로 소개됐다.
최정규 씨는 “오후 5시쯤 마지막 22번째 시체를 인양하기 위해 비행기의 날개를 들었을 때, 조종옥(36·KBS 기자)씨의 시신 옆에 돌도 채 지나지 않은 아들 윤민이가 숨진 채 누워 있는 모습을 발견했는데 여덟살 딸과 일곱살 아들이 생각나 울컥 눈물이 치밀었다”고 회고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
최 씨는 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최선을 다했는데 모두 숨져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시신들이 고국 땅까지 제대로 수습된 채 돌아갈 수 있도록 방부처리 등에 끝까지 신경 쓸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 주위의 귀감을 샀다.
또한 남편 최 씨가 현지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안치된 시신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분주히 오가는 동안 아내 김 씨는 통곡하는 유족들이 혹시나 정신을 잃고 쓰러지지 않을까 곁을 지키며 함께 눈물을 흘리는 등 진심어린 모습에 당시 현장에 있던 현지 관계자들이 한국 의료인에 대한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