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환자들로 붐비는 의료기관들을 타깃으로 좀도둑이 기승하고 있어 회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2일 전북 전주에서는 병원에 들어가 입원환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1백25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L씨에 대해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범인인 L씨는 지난 4월 새벽 5시께 전주의 한 병원 병실에 들어가 이 병원 입원환자 S씨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현금과 손목시계 등 1백25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3월에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남편 간호를 하던 B씨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현금 2백만원과 1백만원 수표 3장 등 5백여만원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이 발생했으며, 또 다른 대학병원에서도 현금지급기 앞에서 병원비 인출을 도와주겠다며 접근한 한 남성에게 현금 50만원을 날치기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절도범들이 방학과 휴가철을 틈타 대낮에는 대기실, 입원실 등에서 환자들을 상대로 절도를 일삼고, 야간에는 병원 사무실에 침입해 컴퓨터의 CPU, 메모리 등 값나갈만한 부품들과 현금을 훔쳐가는 사건들도 심심찮게 적발되고 있어 평소보다 절도 예방을 위한 사전점검을 꼼꼼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평소 안내방송 등을 통해 수시로 환자들에게 소지품 관리에 신경쓰도록 주의를 환기시키고 동시에 출입문을 비롯해 대기실, 응급실이나 중환자보호실등에 경비용 무인감시카메라(CCTV)를 설치하고 경비업체를 통해 경보기를 장착하는 등 무인경비 시스템 강화에 특히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경찰은 절도범들이 병실 문에 잠금 장치가 없어 출입이 자유로운 점과 환자나 보호자들이 다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노린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발생한 도난사건 용의자 검거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의료기관들의 세심한 주의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에는 경기 고양시 등 수도권에 개원한 치과 등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미리 준비해간 도구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서랍 속에 있던 현금을 훔치는 등 검거 전까지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를 돌며 모두 50여차례에 걸쳐 수 천만원 상당의 현금을 훔쳐 달아나 충격을 준 바 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