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간재단 ‘푸르메 나눔치과’ 개원
임플랜트·보철 등 20~50% 할인

안준희씨(지체장애 1급)는 몇 개월 전부터 충치와 빠진 이로 식사를 거른 탓에 살도 많이 빠졌다. 이러한 고생을 해도 비용문제와 불편한 몸으로 인해 치과진료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꿨다.
그러나 안씨와 같은 저소득 장애인이 보다 쉽게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첫 민간재단 장애인 전문치과병원인 ‘푸르메 나눔치과’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신교동 신교빌딩 1층에 문을 연 것.
그동안 비싼 비용 때문에 치아치료를 포기하다시피 한 장애인들을 위해 푸르메재단(이사장 김성수)이 설립한 이 병원은 중증장애인을 위해 구강치료를 비롯한 임플랜트, 틀니제공, 보철 치료 진료비를 대폭 낮췄다.

장경수 원장을 포함한 10인의 치과의사들과 치위생사 직원이 자원봉사로 일하고 있어 인건비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1층에 병원 문을 열고 계단을 없애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했다.
장경수 푸르메 나눔치과 원장은 “우리가 행복하려면 먼저 우리 이웃이 행복해야한다”면서 “소득 수준이나 치료 유형, 장애등급에 따라 진료비가 다르지만 일반 치과보다 20~50%정도 저렴할 것이다”고 말했다.

나눔치과는 잇몸치료나 기본적인 구강치료, 틀니를 다 합해도 10만원대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임플랜트 등 고비용의 응급시술 필요한 장애인 환자에게는 재단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장애인을 위한 푸르메 나눔치과는 시설도 일반 치과와는 다르다. 떨림증상이 있는 장애인 환자를 위해 몸을 고정시킬 수 있는 플라스틱 보호대를 설치하고 공포심이 많은 장애인들을 위해 ‘웃음가스(약한 농도의 마취가스)’ 기구도 갖췄다. 앞으로 몸을 고정한 뒤 구강전체를 촬영할 수 있는 디지털 파노라마 촬영기도 도입할 예정이다.

송경용 대한성공회 신부(하늘사랑복지회 이사장)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고 가꾸어 나아가는데 나눔치과가 선도적인 역할을 했으면 한다”면서 “우선 시급하고 열악한 치과부터 단추를 끼운다. 앞으로 지방으로도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푸르메 나눔치과는 ‘100인 후원회’를 결성해 재료와 기공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강지원 대표는 “한 사람이 10만원씩 내서 매달 1000만원이 모이면 50여명의 저소득 장애인들을 도울 수 있다”면서 관심을 호소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2)735-0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