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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금연수기 최우수상 인천시 남구 박승리 씨

관리자 기자  2007.08.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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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사랑


저는 지금 가정교육과 4학년에 재학 중인지라 얼마 전에 교생실습을 다녀왔습니다. 전공 특성상 매년 5월 31일 ‘금연의 날"을 맞이하여 아이들과 함께 치아와 양치질 & 청소년 흡연에 대하여 토론의 주제를 삼고 각자 조사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교생으로서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지도를 위하여 자료를 수집하다보니 ‘대한치과의사협회" 사이트를 알게 되어 치아문제와 금연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교생실습을 나갔던 중학교의 담당 담임선생님께서도 동참 하였던, 금연을 할 수 있었던 계기를 수기에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몇 달전 일이었다고 합니다. 늦은 저녁 즈음에 집 앞 편의점에서 담배와 음료를 사러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공원에서 어려보이는 학생이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고 있는 것을 보셨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교사이다 보니 그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겠지요. 어느 학교, 몇 학년이냐고 물어보니 중학교 3학년이라며 아무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것을 보고 황당하기가 그지없어서 담배를 누구한테 배웠고 부모님은 알고 계시냐고 물어봤더니 그 학생이 하는 말이 선생님을 더욱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담배는 아버지에게 배웠다고. 100톤이나 되는 망치에 머리를 맞은 것처럼 선생님께서는 말을 잇지 못하셨고, 이내 어찌 아버지가 직접 가르쳐주셨냐고 물어보니 아버지께서 집에서 피시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따라해 봤는데 어찌되었던 간에 아버지가 가르쳐 준 셈이라고. 해서 선생님께서 그 학생을 야단치려고 하니 제 손에 쥐고 있던 담배를 보고는 아저씨도 담배를 피우면서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냐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학생의 말에 무슨 대답이 필요하겠습니까? 아저씨도 담배를 끊을 테니 학생도 담배 그만 피우라는 약속 밖에는 하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댁에 돌아오셔서 손에 쥐고 있는 담배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반 학생들 중에서도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고 따라 피우는 아이가 있을까 염려되어 금연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하셨습니다.


다음날 학교에 가서 조회시간에 무기명으로 아이들에게 흡연 경험의 여부를 설문조사 하였지만 다행스럽게도 반학생들 중에는 한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한 가지 약속을 하셨다 합니다. 앞으로 선생님은 담배를 피우지 않겠으니 너희들도 담배에 손도 대지 말 것을 재차 강조 또 강조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그 담뱃값으로 월말에 다과회를 가지자고. 우리 반 아이들이 그때 담임선생님이 정말 멋져 보였다고 제게도 말하더군요.
지금 담배를 끊으신지 3개월 정도 되셨다는데 솔직히 아이들 다과회 얼마 안 되는 돈입니다.
담배, 그냥 피고 다과회도 할 수도 있지만 담배가 생각 날 때면 아이들이 실망하는 얼굴 표정과 다과회를 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도저히 담배를 손에 잡을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전 담배를 피워 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중독성이 강해서 자신도 모르게 담배를 찾는다고 하던데 그건 자기의지와 관련된 것 같습니다. 의지가 강하면 쉽게 끊을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다과회를 하는 날 아이들이 제게 말하길 담임선생님 담배 피울 때는 이상한 냄새가 났었는데 지금은 냄새가 없어졌다고 말하더라구요. 아마 이상한 냄새는 담배 냄새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성인인 저도 주변에서 나는 담배 냄새가 싫고 흡연자들도 타인에게 나는 담배냄새가 싫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싫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과회를 하며 아이들과 엉켜서 이야기보따리를 풀다보니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친해질 수 있어서 좋고 선생님은 선생님 나름대로 담배를 끊어서 뿌듯하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교단에 몸담고 계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 꼭 아이들을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 금연을 하셨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