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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임신·출산 “구강건강에 영향 미친다”

관리자 기자  2007.09.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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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횟수 늘수록 치아상실 위험 높아


정기호 씨 연세대 박사 논문

 

임신과 출산이 여성의 구강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 여성의 임신과 출산이 구강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하의 박사 논문서 정기호 씨(연세대학교 대학원 치의학과)는 “출산 횟수와 유산 횟수가 증가할수록 상실 치아 수는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0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실태조사(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00) 자료와 2000년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 및 구강건강의식조사(보건복지부, 2001) 자료를 조사구, 거처번호, 가구번호, 성별, 연령 등의 식별변수로 통합, 2000년 출산력조사와 구강건강실태조사 자료를 통합한 1994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 대상자 중 30세 미만은 309명, 30~39세가 902명, 40~49세가 765명이었으며, 총 임신횟수는 3회 이상이 1179명으로 가장 많았고, 0회는 50명으로 가장 적었다.
출산횟수는 2회가 1183명으로 가장 많았고, 0회가 70명으로 가장 적었다. 유산횟수는 0회가 856명, 3회 이상이 202명으로 조사됐다.


이번 논문은 그동안의 연구에서 임신 시에 입덧으로 인한 구강위생관리 소홀, 잦은 간식 섭취, 음식에 대한 기호 변화 등이 치주질환이나 치아우식증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서 진일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기호 씨는 “출산 횟수는 연령 등 다른 변수를 통제했을 때 출산 횟수가 증가할수록 여성의 치아상실 위험은 0회에 비해 1회는 1.37배, 2회는 1.49배, 3회 이상은 1.71배로 증가해 출산이 치아상실의 위험인자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출산 횟수와 총 임신 횟수가 증가할수록 치아우식증을 유발하는 위험인자가 증가하고, 증가된 우식증으로 결국 상실치아 수가 증가한다는 관계를 유추했다.
또 여성의 치아상실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이 외에도 가구소비, 최근 치과방문기간, 치과방문 이유, 외상 경험, 부정치과시술, 연령 등을 꼽았다.
실제로 조사결과 100만원 미만의 소비를 보이는 가정의 경우, 300만원 이상의 높은 가구 소비를 보이는 집단에 비해 1.85배 치아상실의 위험이 높았다. 또 5년 이상 치과를 방문하지 않은 집단은 최근 1년 이내에 치과를 방문한 집단에 비해 1.7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신 중 정기검진이 필요하며, 예방 목적으로 1년에 1회 이상만 치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도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한 치아상실 위험은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연구자의 주장이다.


그러나 실제로 임신기간 중 치과를 방문하는 경우는 22.7%~ 3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적극적인 계몽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정기호 씨는 “치과에 대한 공포감 등을 이유로 치과치료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으나 임신 중에도 구강관리를 철저히 하고, 치아우식증이나 치주병을 예방, 치료한다면 본인은 물론 모자감염의 기회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89년 할링박사와 벵테숀 박사가 스웨덴 고텐부르크 지역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자녀수가 많은 여성일수록 무치악 위험이 증가했으며, 사회경제적 상태가 가장 낮으면서 자녀수가 많은 여성에서 무치악 상태가 가장 흔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장년층에서 연령이 증가할수록 상실치아 수도 많아지고 무치악 비율도 높아지지만 그 이유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러한 부분에서 이번 연구는 하나의 대안을 제시한다는 평가다.
정기호 씨는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여성의 출산은 여성의 치아를 상실하게 되는데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로 볼 수 있다”며 “향후 이러한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의 한계점을 보완한 종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김용재 기자 yonggari45@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