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경영난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의사들이 잇따르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의료사고 등으로 경영난을 겪던 경기도 수원의 모 산부인과 K원장이 병원건물 7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수 개월전 의료사고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비관해하던 K원장이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었다는 주변 진술에 따라 김 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원장은 수원에서만 개원한 지 40여년 된 수원 토박이로 한 때 입원실까지 갖춘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으로 병원을 이끌어왔으나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분만실을 폐쇄한데다 최근에는 의료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경영난까지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중순에도 경기도 고양시에서 7년 동안 정형외과를 운영해 온 K원장이 경영난으로 자신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K원장 역시 최근 경영난이 심해져 스트레스를 받아 온데다 과도한 업무가 겹치면서 우울증 증세를 앓아온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지난해에도 수억여원의 빚으로 인해 병원을 옮겨야 하는 신세를 비관한 모 원장이 자살했으며, 의원폐업을 비관한 40대 개원의도 스스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는 의사들의 잇따른 자살이 의료계가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정부의 정책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WHO의 정신건강 담당인 호세 베르톨로테 박사는 “의사들이 특히 자살의 위험성이 높다”며 “의사라는 직업이 스트레스가 높을 뿐 아니라 그들이 의약품에 쉽게 접근하고 다룰 줄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영국의학협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의사 15명 중 한 명은 음주나 약물 문제가 있으며, 간경화를 앓고 있는 의사는 일반인보다 3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된 바도 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