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5호에 이어 계속>
어느덧 강의가 마무리 됐다. 어떻게 하면 레이저를 이용해 치과의사에게나 환자에게 보다 편안하고 행복한 치료가 되도록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을 그들도 하고 있었다. 임상적 적용면에서는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이 그들 못지 않다는 자부심과 함께 보다 근본적인 원리 이해를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겠다는 반성도 해본다.
카보사 측에서 선물을 준비했다기에 잔뜩 기대를 했더니 키 레이저 팁 하나와 ‘I"m excellent"라는 글자가 너무나도 선명해 들고 다니기 민망한 비닐 가방을 주어 한바탕 웃었다.
수료증을 받고 Dr. Hibst와 기념 촬영하고 ULM 대학을 떠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저녁 식사를 하며 레이저와 치과임상 그리고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또다시 호텔에서 몇몇 선생님들과 생맥주 한잔을 나누다 잠을 청했다.
오늘도 역시 3시 반에 눈이 떠진다. 뒤척이다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아침식사 후 아름다운 중세도시 뷔르츠부르크, 로텐베르그 관광을 하고 프랑크푸르트로 향했다. 넓은 버스로 바뀌고 나니 이제야 좀 편안하다. 그 편안함에 가이드의 마이크 소리를 뒤로하고 자꾸 잠이 쏟아진다. 독일, 한반도의 1.6배, 인구 8천300만, 우리나라와 7시간 시차, 4∼5시에 퇴근하고 긴 휴가 많은 여가시간을 가족과 함께한다는 그들, 항상 바삐 돌아가고 일에 쫓기는 한국 치과의사들의 생활과 그들의 삶이 비교되어진다. 내가 옳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한국에서 임신 8개월 힘든 몸을 이끌고 내 환자까지 맡아보느라 고생하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한국에 돌아가면 뭔가 변화하리라 다짐해 본다.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낼 수 없기에 몇몇 선생님들과 택시를 타고 프랑크푸르트 시내 노천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고 다시 호텔에서 맥주 한잔을 한 뒤 하루를 마무리 했다. 어떤 선생님께선 맥주를 마시기 위해 이번 여행을 나섰노라고 너스레를 떠신다. 오랜만에 잘하지 못하는 술을 며칠째 마셨지만 독특한 독일 생맥주의 그 맛과 이 추억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이제 마지막 날,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대학의 도시 하이델베르크를 관광하고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와 귀국 준비를 했다. 시내에서 아이들 선물을 준비했지만 대부분 중국산이어서 한바탕 웃었다.
이제 막 시작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보지 못하고 귀국길에 오르려니 아쉬움이 남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9시간여의 비행은 여전히 지루했지만 레이저에 대한 새로운 지식, 중세도시의 아름다움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선생들과 같이한 시간들은 소중하리라.
치과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된 레이저, 특히 Er:YAG 레이저는 임플랜트 수술만을 위한 장비가 아닌 치주, 보존 등 여러 분야에서 큰 효용성을 갖는다.
또한 레이저 치료가 주는 편안함은 환자에게 불안과 동통의 공포를 감소시켜 만족감을 주고 치과의사에게는 보다 행복한 임상을 줄 것이다. 이번 계기를 통해 앞으로 레이저에 대해 더 공부하고 더 많이 활용해 보리라. 이번 계기를 통해 쫓기지 않은 여유있는 치과 인생을 계획해 보리라.
■이수행
미소담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