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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다카시 일본 치바현 치과의사회 회장

관리자 기자  2007.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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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치과의료계 침체·병원경영 악화
“스트레스로 치의 자살 늘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동경에서만 3명의 치과의사가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자살했습니다.”
지난 11일 코엑스에서 열린 경기지부 2007 종합학술대회 및 치과기자재전시회 ‘GAMEX 2007’에 학술교류를 목적으로 방한한 기시다 다카시 일본 치바현치과의사회 회장은 당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일본 치과의료계는 현재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극심한 침체에 빠져있으며 치과의사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회장은 특히 “일본의 전체 의료비가 재작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천2백억엔 줄었으며 이중 치과의료비가 7백억엔이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80%의 치과들이 수입이 줄어 병원 유지조차 어려운 실정에 놓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일본 치과의료계가 침체되고 있는 주요원인으로 기시다 회장은 우선 ‘치과의사 과잉 수급문제’를 꼽았다. 수요는 한정된 데 반해 일본에서는 한해 2700여명의 치과의사가 과잉 배출되고 있다는 것. 현재 일본의 전체 치과의사 수는 10만여명에 달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최근 일본 정부가 전체 의료비를 낮추는 작업과 동시에 보험진료에 대한 ‘실사’와 ‘지도 감독’을 엄격히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기시다 회장은 “지난해 2800개 치과의료기관이 보험 실사를 받았는데 내년에는 8000개 기관으로 실사가 확대될 예정”이라면서 “정부의 실사 강화, 병원경영 문제 등 각종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치과의사가 해마다 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더불어 정부 차원서 병원 내원 환자에게 설명한 진료내용을 진료차트에 상세하게 기록하도록 의무화 하면서 치과의사들이 이러한 내용을 정리하는 데만 하루 1시간 이상을 소요하는 등 각종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일본 정부가 오는 2011년까지 전 의료기관에 전자차트제도를 도입, 모든 의료차트를 정부에서 일괄 관리할 수 있도록 추진 중에 있다는 것.
기시다 회장은 이처럼 치과의료계가 점점 더 힘겨운 상황으로 내 몰리자 일본 치과의료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위한 해법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기시다 회장은 “일본 치과의료계는 현재 의료인을 옥죄는 정부의 각종 방침에 강력 반대하면서 동시에 고령자나 장애자에 대한 재택진료 즉 ‘방문구강진료’와 관련된 새로운 보험항목 파이를 늘리는 작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자 노력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한국 치과의료계 실정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나타냈다.


현재 일본에서는 18%의 치과의사들이 방문구강진료에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를 40%수준까지 늘려나가도록 하는 것이 일본치과의사회의 방침이다.
한편 기시다 회장은 이날 한국의 전문의 제도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면서 “일본에서는 현재 전문의가 많아지면서 일반 개원의와 어떠한 차별을 둬야 하는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회장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는 19개 분과학회가 있는데 이중 일본정부가 인정하는 전문의는 구강외과, 소아치과, 치주과, 치과마취과 등 4개과다. 3년 전부터 전문의가 시행됐으며 전체 10만여 명의 치과의사 중 현재 2000명의 전문의가 배출된 상태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