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 공부 6년… “입상 꿈만 같아요”
“성악과의 첫 만남이후, 치과의사라는 직업과 환자들, 내 삶에 대한 사랑이 배가 되더군요”
KBS 클래식FM에서 지난 10일 주최한 ‘신작가곡부르기경연대회’에서 쟁쟁한 음악전공자 35명중 치과의사로는 처음으로 예심을 통과하고 12명에게 입상의 영광이 주어지는 결선에 오른 정석운 원장.
‘대관령’이라는 가곡으로 가곡경연대회에서 입상한 정 원장은 일주일전에 받은 곡의 가사도 간신히 외울 만큼 참가에만 의미를 뒀다며 겸손해 했다.
“입상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어요. 지난 10일에 있었던 예심에서는 2000여명이 내 노래를 듣겠다고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어찌나 떨리고 식은땀이 나던지 치과일이 그렇게 편한 일인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그 때의 긴장감을 떨리는 목소리로 회상하던 정 원장은 의외로 우연찮은 기회에 성악을 시작하게 됐다.
평소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정 원장은 자신의 치과가 있는 건물지하에 의자 40여개와 피아노 한대를 들여놓고 작은 음악홀을 만들었다. 그 후 음악인들이 그곳에서 연주하며 친분을 쌓았고 노래방에서 ‘잘 부른다’는 주변의 권유에 가곡을 시작하게 됐다.
“벌써 성악과 가곡을 공부한 지 6년이 됐네요. 그동안 집사람도 반주를 해주겠다며 3년 동안 피아노를 배우고 아이들과의 대화도 늘었죠”라며 정 원장은 음악을 통해 가족이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자신있게 밝혔다.
성악이 차지하는 비중을 묻는 질문에 정 원장은 서슴없이 “치과의사라면 환자를 진료하며 생기는 스트레스와 쳇바퀴 같은 삶이 싫어 질 때가 있습니다. 그 공간을 채워주는 것이 음악입니다”라는 대답 속에 치과의사로의 삶이 더 여유로워 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하에 홀을 이용해 많은 음악인들과 계속 만날 예정이며 경연대회 참가자들과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음반작업이나 공연의 기회를 늘려나가겠다고 말하는 그의 힘찬 포부에서 성악과 같은 부드러운 음성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정일해 기자 jih@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