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위주·저수가 정책 경영난 불러
의원급의 절반 정도가 평균 3억2626만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으며 월평균 2백31만원씩의 이자비용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난 극복을 위해 진료시간을 늘리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최근 펴낸 ‘2006년 일차 의료기관 경영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의원급 절반은 이처럼 야간진료까지 하면서도 빚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의원의 46%는 개원 초기 투자금액(평균 3억8700여만)을 조달하기 위해 3억2626만원의 부채를 지고 있었으며 월 평균 231만원씩 부채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의원 매출액이나 소득세비용 차감전 순이익도는 개원초기에는 높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거의 모든 진료과목에서 순손실을 기록한 의원도 있는 것으로 조사돼 의원경영이 극도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의원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매출액이 매년 증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는 경영전략을 선택한다면, 해당 의원은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결국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의원들은 이에 이 같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평균 주당 진료시간을 2005년 51시간에서 2006년 5.5시간 늘려, 56.5 시간으로 연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반근로자가 주 5일 40시간을 일하는데 비해 개원의들은 주 6일 진료에 평균 16.5시간을 더 일하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 환자 수의 증가는 일일 평균 3.2명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비용-효과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의원들은 또한 일평균 63.6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이는 의사 1인이 1일 75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차등수가제 적용기준’과 비교할 때 크게 적은 수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의원들은 결국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 판매(44.3%), 대체의학 시술(26.2%), 비만 클리닉 운영(13.9%), 타과진료(28.7%) 등의 방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원들은 1차의료기관인 의원의 미래에 대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 조사결과 현재의 의원운영 실태에 대해 80%가 ‘부정적’이라고 답했으며 97.3%가 ‘현재의 경영난이 앞으로도 계속되거나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의원들은 이에 1차 의료기관이 활성화되기 위해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응답자의 73.5%가 현재의 수가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 외에 의료전달체계(9.8%), 의사수급정책(6.9%), 진료비 청구 및 심사제도 개선(5.6%) 등을 제안했다. 또한 야간 및 심야, 공휴일 진료에 대한 희망 가산율도 지난해보다 높게 나타나 야간진료(18시~22시)는 43.5%, 공휴일진료는 59.7%, 심야진료는 75.9%를 각각 가산해주길 원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임금자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도입과 함께 오랫동안 지속된 의료분야의 규제정책과 저수가정책이 의원의 경영난을 초래했고 의사들로부터 진료의욕을 앗아갔다”며 “현재 개원의가 경영난에 처한 것은 개원의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우리나라 의료제도 및 법률, 정부 정책이 먼저 변경돼야 개선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