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병원설비 등 과잉투자가 원인
7년간 6배나 증가…치과의원도 63건
환자 유치를 위한 무리한 병원 설비 등 과잉투자 등의 원인으로 지난 7년간 일본에서 도산한 병원이 6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테코쿠데이터뱅크(Teikoku Databank)가 최근 집계한 ‘의료기관 도산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도산(법적정리)에 처한 전체 의료기관의 수가 21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7년에는 병원의 도산이 17건으로 급증하면서 2001년 3건에 비해 6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7년간 도산한 210건을 기관별로 분석해 보면 병원(20병상 이상)이 52건, 의원(20병상 이하)이 95건, 치과의원이 63건에 달했다.
시설별 도산 형태를 보면 병원은 사업지속형인 민사재생법이 31건(59.6%), 청산형인 파산이 21건(40.4%)을 차지했다.
반면 치과의원은 민사재생법이 11건(17.5%), 파산이 52건(82.5%)이었으며 의원은 민사재생법이 16건(16.8%), 파산이 79건(83.2%)으로 의원급의 경우 파산으로 인한 도산형태가 많았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의료기관의 전체 도산건수가 전년대비 1.6배나 증가하면서 무려 48건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병원의 도산이 3.4배 증가한 17건을 차지해 의원 등에 비해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또 지난해 병원 외 도산건수는 의원이 25% 증가한 20건, 치과의원은 22% 증가한 11건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와 관련해 테코쿠데이터뱅크는 “봉직의의 독립 등으로 개업이 잇따르면서 개원의 수가 해마다 증가, 개원가에 치열한 환자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고 이에 일부 병의원들이 환자 유치를 위해 무리한 설비 등 과잉투자를 했다가 수익을 맞추지 못해 경영이 악화돼 도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코쿠데이터뱅크는 또한 “부동산투자 등 버블기의 과잉투자로 인해 차입금이 많아진 것도 병원 경영 악화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경기지부 종합학술대회 및 치과기자재전시회 ‘GAMEX 2007’의 학술교류를 목적으로 방한한 기시다 다카시 일본 치바현치과의사회 회장 역시 방한 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병원경영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동경에서만 3명의 치과의사가 자살했을 정도로 일본 치과의료계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기시다 회장은 ‘치과의사 과잉 수급’으로 인한 경영악화 등을 일본 치과의료계가 당면한 가장 문제점으로 꼽았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