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행불 회원만 24명
타지역보다 개·폐원 많아
젊은 치과의사라면 한번쯤 진출해 보고 싶은 개원지인 서울 강남구 개원가가 최근 들어 더욱 요동치고 있다.
지난 1월말 현재 강남구에 개원하고 있는 치과의사 수는 강남구 사무국에서 파악한 바에 따르면 48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미가입 회원을 포함할 경우 6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회원 수는 1월말 현재 회원수가 569명인 인천지부와 606명인 경북지부와 같은 1개 지부의 규모다.
서울에서도 가장 많은 치과병·의원이 개원하고 있는 강남구에는 한 건물에 1개나 혹은 3개 이상에 달하는 치과가 입점해 있기도 하는 등 치과병·의원이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다. 그러나 보니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과잉진료나 과대 광고 등이 끊이질 않고 일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치협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필을 받은 광고였음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곳도 강남구 회원이거나 강남구에 개원하고 있는 미가입 회원이다.
실제로 의료광고로 인해 구 윤리위원회에 회부되거나 서울지부에 의법조치를 의뢰한 곳이 C치과, E치과, U치과, S치과, L치과, D치과, K치과, SP치과 등 10여개에 달할정도다.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강남구에서 개원하기 위해서는 타 구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훨씬 높은데 비해 환자가 한정돼 있다 보니 몇 개월 뒤 폐업하는 치과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 심지어 현 집행부의 강남구 임원중 3명이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하기도 하는 등 개원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이다.
강남구의 한 임원은 “최근에는 인테리어나 병원 규모를 지나치게 크게 하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다보니 기존의 치과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임원은 “최근에는 젊은 후배들이 개원하는데 10억원 이상을 쏟아 붓고 있다”고 공격적인 개원형태를 우려하면서 “서울시의 10분의 1이 강남구에 몰려 있다보니 그만큼 문을 닫는 곳이 많다”고 최근 개원 현상을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모 원장은 “강남에 개원했다는 이력을 남기기 위해(?)서도 강남구에 개원하는 젊은 치과의사들도 있다”며 최근 강남구에서의 과다한 투자를 꼬집었다.
지난달 22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배포된 강남구분회 총회자료집에 따르면 1월말 현재 강남구 회원 수는 489명으로 입회회원수가 관리의사를 포함해 31명이고 폐원한 회원도 29명이다. 2007년도에 행불회원으로 집계된 강남구 회원만 24명이다.
이해준 강남구치과의사회 회장은 “규모도 예전보다 훨씬 크게해서 개원하고 공동개원이 많지만 그 중 일부만 입회하는 등 구회에 입회를 하지 않고 있어 회원파악이 어렵다”며 “최근 보건소를 통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미가입 회원이 117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또 “구회에 가입하지 않고 2~3년 개원하다가 개원이 어려우면 타 지역으로 옮겨 버리는 등 개원을 테스트 해보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면서 “치협 의료광고심의필을 마쳤다고 하지만 의료광고로 인한 문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모두 25개 반으로 구성돼 있는 강남구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무를 활성화 하고 회원고충처리위원회와 반장협의회를 운영하는 등 회를 활성화 하기 위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지역이 워낙 넓고 개원 및 폐원이 상대적으로 많아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도 버거운 상태다.
강남 개원 집중화 현상에 대해 병원경영전문가들은 “강남 등 의료기관이 몰려 있는 곳에서 개원하는 것만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 병원 컨설팅 전문가는 “병원이 특정 지역으로 몰려 개원하는데는 강남이나 특정 지역에 개원해야만 성공을 한다고 믿고 있고 개원가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