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온 치과의사들에게
진료받기 위해 수백 명이
땡볕에서 우리를 기다려
오랜기간 동안의 봉사물품 준비와 수차례의 회의 및 패킹작업 끝에 드디어 8월 24일 캄보디아에서의 의료봉사활동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불행히도 아시아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 중에 하나이지만, 천년의 앙코르 대제국을 이루었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나라 캄보디아.
의료봉사팀은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장영일 병원장님과 의료진, 의공팀 및 행정직원, 그리고 신한은행의 자원봉사자들로 이루어져 구순구개열환자을 위한 수술팀과 치과보존과 발치를 위한 치과진료팀으로 구성됐다. 수술팀에는 봉사단 단장인 구강악안면외과 황순정 교수님, 치과마취과 서광석 교수님, 유명숙 전공의, 유순용 간호팀장, 박해정 간호사, 그리고 동문이신 서울아산병원 이부규 교수님과 함께 했고, 신한은행의 박원범 과장, 이상욱 대리, 한상민 주임, 마재준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치과진료팀에는 보존과 신동호 전공의, 소아치과 김현진 전공의, 김보경 위생사, 윤서영 위생사, 김영훈 사회복지사가 참여했고, 신한은행 최윤정 사회복지사, 홍태환, 곽호영, 황득준 행원이 함께 해 주었다. 김병환 의공팀장님과 치과병원 이원봉 사무장님 및 심민경 행정직원, 신한은행의 마경환 부장님과 전영철 부부장님은 양쪽팀에서 의료기기 수리와 기구정리, 환자접수 및 문서기록 등의 행정업무를 담당했다.
황순정 교수님을 비롯한 선발대 4명은 구순구개열환자의 수술전 검사와 진료를 위해 하루 일찍 출발했고, 나머지 봉사단원은 8월 24일 인천공항에 모였다. 30개가 넘는 의료봉사 재료와 기구박스가 공항검색을 받아 박스를 다시 패킹해야 했지만, 다행히 거의 모든 물품을 비행기에 실었고, 신한은행 YF봉사단과의 서먹하지만 반가운 만남 속에서, 그곳에서의 봉사활동에 대한 설레임과 의무감을 뒤로 하고 캄보디아로 향했다.
도착한 다음날 진료를 시작하기 앞서, 오전 일찍 진료와 교육 및 연구에 대한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기념식이 있었다. 먼저 구순구개열 수술와 관련해 크메르-쏘비에트 우정병원에서 장영일 병원장님과 Say병원장님의 양해각서 교환이 있었고, 그 후 치과진료와 관련해 캄보디아 국립치과대학으로 이동해 장영일 병원장님과 Suon 치과대학장겸 부속병원장님과의 양해각서 교환이 있었는데, 바쁜신 병원업무 중에서도 시간을 내셔서 캄보디아까지 오신 장영일 병원장님의 의료봉사에 대한 열정을 알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치과진료를 펼칠 치과대학 건물에 도착한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온 치과의사들에게 진료받기 위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땡볕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료실로 들어가는 우리의 모습을 간절히 바라보는 현지 환자들의 눈빛을 생각하며, 우리는 진료재료와 기구의 세팅을 서둘러야만 했다. 두 팀으로 나뉘어 하루에 10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며 강행군을 했지만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몇 시간 동안이나 차례를 기다리는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힘든 것도 잊었고, 한명이라도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모두들 최선을 다했다.
김영훈 복지사, 최윤정 복지사와 심민경씨는 환자 접수와 자리 정리를 신속하게 하고, 신한은행의 YF팀의 일사불란한 도움 하에 나와 신동호 선생님, 김보경 위생사 윤서영 위생사 등 온 옷이 땀에 젖어 땀 사우나를 하며 진료에 박차를 가해 접수된 환자들을 가능한 범위에서 모두 치료를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주로 보존적인 치료를 했고, 발치는 약 1/5정도의 환자에서 시행해 가능한 우리의 발전된 치과진료의 혜택을 주고자 했다. 무더위 속에서 뎅기열모기 및 말라리아 모기들과 싸워가며 진료했던 프레이벵 초빌리지에서의 봉사활동은 더욱 보람 있었다. 수돗물도 나오지 않는 곳에서 군용 발열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힘겨운 봉사활동을 펼쳤지만, 치료받고 양손을 모아 감사의 표시를 하는 아이들의 수줍은 미소에 피로도 씻은 듯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