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지속·고환율 이중고 심각
“가뜩이나 불경기로 치과경영이 어려운데 환율까지 치솟으니 유학 보낸 아이들 교육비까지 걱정되고 설상가상이네요.” 서울시내 한 개원의가 최근 불어 닥친 환율폭등에 한숨 쉬며 한 말이다.
환율이 1400원대로 치솟고 이러한 환율불안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녀를 외국유학 보낸 치과의사 학부모가 많은 치과계도 이로 인한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달러환율이 최고로 치솟은 지난 10일 현재 환율은 1445원이었다. 두달 전 환율이 1033원 일 때보다 무려 412원 오른 것이다. 이는 한국의 부모가 1천만원을 보낼 경우 4백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천에 개원한 A 원장의 경우 자녀 둘 다 미국에 유학 중이며, 순수하게 주립대학의 학비로만 1년에 3만5천불 정도가 들어가며, 이것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A 원장은 “영주권이 없어 사립고에 보내야만 하는 고등학생 자녀도 기숙사비를 포함해 학비가 그 정도 들어가고 사립대학에 가는 경우 주마다 다르지만 이보다 더 송금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원장은 “주에 따라 다르지만 뉴욕의 경우 1년 자동차보험금이 5백만원에 달하는 등 교육비 외로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아 더 부담”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B 원장의 경우 외국유학을 떠난 동료 개원의의 자녀가 우스갯소리로 ‘엄마, 나 내년에는 환율 때문에 유학 중단하고 군대 가야 되겠어’라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며 씁쓸해 했다.
이 원장은 자신의 자녀도 외국유학을 잠시 중단하고 입대해서 올해 제대하는데 내년에 다시 외국에 보내려니 많이 부담된다며 1년 정도 한국에 있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고환율이 연내에 사그라들지 않으면 개원가에 장기간 타격을 줄 것이라는 데 있다. C 원장은 벌써 내년을 걱정하고 있다. 사립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의 1년 학비가 4만불인데 다행히 환율이 상승하기 전인 7, 8월에 납입을 해서 상관없지만 당장 다음 학기가 걱정이라는 것이다. 정일해 기자 jih@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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