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동력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국산 의료기기가 정작 국내 주요 대학병원에서는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영희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요 대학병원의 1억원 이상 국산 의료기기 보유비율은 수량 기준으로 18%에 불과했으며, 금액 환산시 3.4%에 그쳤다.
수량 기준으로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외국산 2306대에 비해 국산이 282대(10.9%)에 불과해 비율이 가장 낮았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아주대가 외국산 6백7억3천만원에 비해 국산 11억8천만원(2.0%)으로 가장 낮았다.
이처럼 우리 국산 의료기기가 외면 받고 있는 사이 의료기기의 수입과 수출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05년 8억1천11만 달러였던 무역수지 적자가 2007년 11억2천1백75만 달러로 2년새 약 39%인 3억1천1백64만 달러나 늘어났다.
실제 국산 의료기기 개발은 수익창출로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수입 의료기기의 가격을 크게 인하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산화 후 수입 의료기기 가격이 평균 50% 인하됐으며 ‘의료용 레이저 수술기’의 경우 심지어 국내 의료기기가 개발된 후 1억5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90% 가량 하락되기도 했다.
최영희 의원은 “정부가 의료기기 산업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선정했으나 의료시장규모가 3조3천억원에 이르는 국내에서조차 외면 받는다면 공염불에 그칠 수 밖에 없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국내 병원부터 먼저 국산 의료기기 사용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