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표 교수 <경희치대 구강내과학교실>
흡연자는 모두 심각한 병에 걸린다?
흡연은 매우 강력한 질병의 원인이다?
이러한 표어는 이제 흡연자들에게 현실감 있게 다가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흡연자들에게서 질병의 발생률이 높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개연성은 인정되지만 반드시 정비례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금연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상대방의 강한 반발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될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치 100%의 고농도 알코올로 소독을 하면 세균들의 껍질이 단단하게 고정이 돼 정작 세균을 파괴시킬 수 없게 되는 것과 같이….
구강은 전신 중에서 면역체계에 의해 가장 강력하게 보호를 받는 예민한 기관입니다.
구강 내에는 대사 작용이 거의 끝난 치아 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순환계, 내분비계, 면역계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생리적 변화를 하는 많은 예민한 조직들이 있습니다.
흡연은 구강 내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심각한 병소를 발생시키는 일은 그리 흔치 않지만, 여러 가지 구강 질환의 발생원인, 촉진요인, 지속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우선 간단한 예를 들어보면, 흡연에 의해 니코틴이 치표면에 침착되면 이곳에 치태가 쉽게 축적돼 치주질환이 쉽게 발생될 수 있으며, 타인에게 담배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악취로 인해 불편한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구강이 건조되고, 구강점막의 각화가 증가돼 구취발생이 심화될 수 있고, 구강 내 감각기관의 이상변화를 일으켜, 텁텁한 감각이나 구강 작열감 등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흡연은 구강점막 하 혈액순환을 감소시켜 구강조직의 대사 작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구강 내 소타액선에 염증을 유발시켜 타액의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구강의 면역기전을 파괴시켜 잦은 구강 병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음주 시 흡연을 하게 되면 구강을 덮고 있는 면역 방어막이 손상을 받은 채로 담배 연기에 노출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담배는 강력한 발암물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담배는 간혹 virus를 비활성화 시켜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도 있으나, 이 과정 중에서 세포의 돌연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무척 주의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흡연이 치과적인 관점에서도 구강건강 및 전신건강에 막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본 경희치대병원 구강내과에서는 ‘제1호 대한치과의사협회 지정 금연클리닉’을 개설함으로써 금연을 환자들에게 교육하고 홍보해 국민건강을 증진시키는데 앞장서게 됐습니다. 아무쪼록 흡연을 자제함으로써 우리들이 살고 있는 한정된 공간인 지구상에서 행복하고 유쾌한 생활이 영위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